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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성추문 외교관 두둔 논란…진중권 "괜히 더듬어만지당이겠냐"


입력 2020.08.19 15:22 수정 2020.08.19 15:26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뉴질랜드 외교관, 2017년 동성 남성 직원 성추행 혐의 받아

송영길 "문화의 차이…뉴질랜드 동성애에 개방적" 발언 논란

문제 외교관 뉴질랜드 송환 요구에는 "오버라고 보여진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인 외교관 A씨의 뉴질랜드 현지 남성직원 성추문 논란을 두둔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난이 속출하고 있다.


송 의원은 19일 오전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본다.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상당히 개방적"이라며 이 피해자가 가해자로 알려진 영사와 친한 사이였다. 같은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치고 했다고 주장하는 사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제 아내도 피해자를 여성 직원이라고 오해하고 있던데, 그게 아니라 나이 40대 초반에 키 180㎝, 덩치가 저만한 남성 직원"이라며 "A씨가 경고처분을 받았고 감봉처분을 했는데 이후 상황을 다시 체크해보겠다. 일각에서 요구하는 A씨의 뉴질랜드 송환은 오버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A씨의 성추문 논란은 지난 2017년 말 A씨가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으로 근무할 당시 뉴질랜드 국적 남성 직원의 엉덩이를 움켜쥐거나 사타구니·가슴 부위 등을 만졌다는 혐의를 받는 사건을 말한다. 당시 A씨는 "농담을 하면서 한두 번 정도 그의 배 부위를 두드린 적은 있다"며 구체적 혐의를 부인 한 바 있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사건 처리와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정황이 알려지며 확대됐고, 지난달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국가 정상 간의 통화에서 성범죄 문제가 언급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평가다.


통합당 "어떻게든 정부 편들어보려 궤변…국제적 망신 걱정"
정의당 "한심하기 그지없어…성폭력 무감각 사회 만드는데 일조"
진중권 "의원이 이러니 민주당서 성추행 줄줄이…괜히 더듬어만지당이냐"


진중권 전 동양대 명예교수(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명예교수(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치권은 송 의원의 이날 발언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정부여당의 일이라면 그 어떤 허물이라도 감싸기에 급급한 민주당이 이제는 성추행 사건에서조차 '가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며 "피해자에 상처를 준 외교관을 질타하고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한 외교부에 목소리를 높여야 할 국회 외통위원장이 외려 여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막무가내 논리를 앞세워 피해자에 상처를 주면서까지 정부 감싸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부대변인은 "성폭력 사건을 대하는 여당 국회의원의 왜곡된 인식이 한없이 황당하고, 어떻게든 정부 편을 들어보려는 대한민국 외통위원장의 궤변이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며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는 송영길 의원이야 그렇다 쳐도, 행여 송 의원의 발언이 알려져 피해자가 상처를 받고 또 다시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지는 않을지 부끄럽고 조마조마하기만 하다"고 성토했다.


정의당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송 의원의 무지한 말 자체가 오버라는 것을 정녕 모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 대변인은 "송 의원은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며,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또한 피해자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 만큼 한국 정부는 성추행 혐의에 대해 적극 협조해야 함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명예교수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링크하며 "의원이 이런 인식을 가졌으니 민주당에서 성추행 사건이 줄줄이 일어나는 것이다. 괜히 '더듬어만지당'이겠느냐"고 일갈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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