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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노'에 놀랐나…북한, '평양선언 2주년' 침묵깨고 한미공조 비난


입력 2020.09.21 14:37 수정 2020.09.21 14:4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北 선전매체 "韓美 전략, 북침 핵전쟁 전략"

우드워드 신간에 소개된 '對北 핵 공격' 가능성

對南비난 삼가오던 北, 민감히 반응하는 모양새

철조망 너머로 북한 인공기가 나부끼고 있다(자료사진).ⓒ AP_뉴시스 철조망 너머로 북한 인공기가 나부끼고 있다(자료사진).ⓒ AP_뉴시스

지난 19일 2주년을 맞은 남북공동선언에 대해 침묵했던 북한이 한미공조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21일 한미 군 당국이 최근 통합국방협의체(KIDD)를 통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 방안을 논의한 데 대해 "남한의 평화타령은 기만에 불과한 구밀복검(口蜜腹劍·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이라고 꼬집었다. KIDD는 안보 현안을 조율하는 한미 고위급 협의체로,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지난 9일과 11일 이틀간 화상으로 진행됐다.


메아리는 이날 '광고는 평화, 내속은 전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 군부와 미국이 머리를 맞대고 공조를 운운한 '맞춤형 억제 전략'은 있지도 않은 그 누구의 위협을 전면에 내걸고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적 수단을 총동원하여 우리 공화국을 선제타격한다는 극히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 전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매체는 "이러한 망동이 끊임없는 북침 불장난과 전쟁 장비 증강 책동으로 정세가 악화한 시기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하여 그 위험성은 더욱 크다"면서 "현 남조선 당국의 과거 언행을 살펴보면 역대 그 어느 정권보다도 평화에 대해 요란스럽게 광고를 해왔었다. 그러나 현실이 보여주다시피 지금까지의 평화 타령은 한갓 기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메아리는 전날에도 한미 외교당국이 새롭게 꾸리기로 한 실무협의체인 '동맹대화'를 "예속과 굴종의 올가미"라고 꼬집은 바 있다.


매체는 '실무그룹(한미워킹그룹)도 부족해 이젠 동맹대화까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스스로 외세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 자기의 목줄에 올가미를 더욱 조여달라고 애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자료사진) ⓒAP/뉴시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자료사진) ⓒAP/뉴시스

지난 7월 이후 대남비난을 삼가온 북한이 한미공조 사안을 콕 집어 비판하기 시작한 건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 내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드워드는 신간에서 미국이 한국과 공유하는 작전계획상 '북한에 대해 핵무기 80개 사용을 검토했다(the U.S. response to an attack that could include the use of 80 nuclear weapons)'고 밝혔다.


국내에선 해당 문장과 관련해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80개 공격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오역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하지만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핵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격노'의 전후 맥락과 우드워드가 미 공영라디오 NPR과 인터뷰한 내용 등을 고려하면, 책 내용은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 80개 사용을 검토했다'는 쪽으로 확실히 기운다는 평가다.


우드워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매티스 장관이 북한에 대해 핵 공격 명령을 내려야 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고 하던데'라는 질문을 받고 "정확히 그렇다(exactly right)"고 답했다.


북한이 이날 한미 군사 당국의 공조를 문제 삼으며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적 수단을 총동원해 우리 공화국을 선제타격한다는 극히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 전략"을 언급한 것은 우드워드 신간에 소개된 내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美가 복원하는 '이란 제재'에 北 포함될까


한편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각)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과 이란이 장거리미사일 프로젝트의 협력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당국자는 양국이 미사일 관련 중요 부품을 '이전'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이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의 반대에도 이란 핵·미사일·재래식 무기 프로그램에 연루된 개인·단체에 대한 독자 제재를 복원키로 한 만큼, 해당 제재에 북한이 포함돼있을지 주목된다.


만약 미국이 북한과 이란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해 제재를 재개할 경우,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등을 위반했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북한 탄도미사일과 관련해선 어떠한 형태의 기술협력도 금지돼있는 상태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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