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변경 통해 브랜드 정체성, 기업 이미지 변화
주력 사업 대신 신사업으로 혁신 달성 의지 표출
최근 IT기업들이 회사 이름 바꾸기에 나섰다. 사명 변경은 상당한 비용과 복잡한 절차가 수반되나 회사 이미지를 바꾸는데는 효과적이다. 브랜드 정체성(BI), 기업 이미지(CI) 등을 새롭게 정립하고, 신사업으로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의지 표출이기도 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탈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은 사명변경을 저울질하고 있다. 우선 회사는 최근 모빌리티 사업부를 분사하면서 신설법인을 ‘티맵모빌리티’로 확정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서 “모비리티 사업이 SK텔레콤의 다섯 번째 핵심 사업부로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를 비롯해 티모, 티맵코(TMAPCO) 등 11개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는데, ‘티모’가 SK텔레콤의 차기 사명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한 SK텔레콤이 현재 사명 변경을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실제 박정호 사장은 지난달 17일 타운홀미팅에서 사명 아이디어로 ‘SK티모’를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사명들은 SK텔레콤이 신설되는 모빌리티 법인명 진행 과정에서 상표‧도메인 사냥꾼 등으로부터 보호‧방어 차원에서 유사 이름들을 상표로 등록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사명에 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SK텔레콤이 ‘통신사’ 딱지를 떼고 새로운 이름을 가지려는 것은 기존 유•무선 사업 성장 정체로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보안, 미디어 등 신사업을 통해 종합 IT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사명 후보로는 ‘SK T스퀘어’ ‘SK투모로우’ ‘SK하이퍼커넥터’ ‘SK테크놀로지’ 등이 알려졌다. 통신사를 뜻하는 ‘텔레콤’을 떼고 미래를 이끌어가는 첨단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앞서 경쟁사인 LG유플러스는 지난 2010년 LG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의 합병으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U'는 고객을 위한 '유비쿼터스 세상'을, '플러스'는 고객에게 플러스(Plus)가 되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KT는 사명 대신 새로운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로 기업용(B2B)시장 확장을 예고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파트너'를 슬로건으로 한 KT 엔터프라이즈는 ABC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B2B DX 시장을 발굴하고 확산시켜나가겠다는 구혀모 KT대표의 복안이 담겨있다.
게임 분야에서는 엔씨소프트에 이목이 쏠린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9월 ‘엔씨’를 서울지방법원에 상호변경을 위한 가등기를 올렸다. 목적은 상호변경을 위해서다. 본등기 기간까지는 2021년 9월 9일이다.
앞서 회사는올해 초 기존 ‘NCSOFT’ 로고에서 ‘SOFT’를 없애고 ‘NC’만 남겨 로고를 바꾸었다. 엔씨에 따르면 NC의 컷팅된 모서리는 최첨단 기술력을 상징하고, N과 C를 연결함으로써 회사의 고유 미션인 ‘즐거움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을 표현했다.
엔씨소프특은 사명변경과 관련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서는 AI, 금융, 엔터테인먼트로 사업을 확장하는 만큼 엔씨소프트가 본등기 기간 안에 엔씨로 사명을 변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 넷마블과 위메이드 역시 사업 영역 확대 및 업무 효율성을 위해 ‘넷마블게임즈’, ‘위메이드 엔터테이먼트’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한편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 클라우드’도 B2B 사업에 좀 더 주력하기 위해 기존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사명을 바꾸기도 했다. 지난 9일에는 사명과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B2C클라우드 서비스 ‘네이버 클라우드’의 이름을 ‘네이버 마이박스’로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