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을 우려한 전문가의 경고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 코로나 재유행 사태를 맞았다고 A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정부 당국자들이 지난 10월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저 수준으로 완화해 클럽과 노래방 등 고위험 장소를 재개장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실내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겨울 동안 코로나19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백신 도입 시기가 다른 나라들보다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통신은 "한국은 내년에 약 백신 8,600만개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당국자들은 한국이 미국이나 유럽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며 관망할 여유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백신이 더 빨리 오지 않는다는 점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캐나다·영국, 그리고 27일부터 접종 예정인 EU와 달리 한국은 2~3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을 시작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질 계획이다. 미국 FDA의 사용을 승인 받은 화이자 백신은 내년 3분기(7~9월), 모더나 백신은 내년 안에 들여올 예정이다.
또 통신은 지난 2,3월 특정 단체를 중심으로 확산한 코로나19 대유행과 이번 대유행은 다른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했던 지난 2,3월 감염은 상대적으로 추적이 쉬웠으나 12월 들어 급증하고 있는 신규 확진자들은 감염 추적이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통신은 "(신천지 발 코로나 방역) 성공은 행운의 산물(a product of luck)"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사태 초기,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듯 보였지만, 크리스마스 주간 치명적 재유행이 절정에 이르러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고 전했다.
한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0시 기준 1,241명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6일에는 1,132명 신규 확진자가, 27일에는 970명 신규 확진자가 늘어 누적 5만687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