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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버블 빅뱅①]더 뜨거워지는 기축통화 전쟁…돈 가치하락 점입가경


입력 2021.01.04 05:00 수정 2020.12.31 14:22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미국, 양적완화 유지에 유럽도 추가 통화완화…“코로나 대응”

한은도 국채 매입 정례화 검토중…“거품경제 부작용” 우려도

올해에도 각국 중앙은행들의 돈풀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중간 국제 기축통화 주도권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도 세계적으로 ‘돈풀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경기침체를 막겠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유럽 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코로나19가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계속 끌고 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동성 증가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 등 거품경제를 키우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0.25%로 동결하면서 현재 매달 1200억 달러 규모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자산매입으로 시장에 돈을 풀기 위해 지난 6월부터 8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400억 달러 규모의 MBS을 월마다 매입해왔다.

또한 통화정책에 대한 선제적 지침(가이던스)을 수정해 “고용과 물가상승 부문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연준이 매입하는 자산 규모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완전한 경기 회복까지 강력한 경기 부양을 계속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울러 연준은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가동했던 4개의 긴급 코로나19 대출 프로그램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재무부의 승인도 받은 이번 연장으로 잠재적인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계획을 용이하게 하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경제가 회복될 수 있도록 올 1분기까지 계속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돈을 더 풀기로 했다. ECB는 채권을 5000억 유로(약 660조원) 더 사들이고 매입기간도 연장하는 등 통화정책을 더욱 완화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ECB는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채권매입규모를 1조3500억 유로(약 1778조원)에서 1조8500억유로(약 2437조원)로 5000억 유로 확대하고 순매입기간도 내년 6월 말에서 2022년 3월 말까지로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PEPP에서 만기가 도래한 원금도 적어도 2023년 말까지 재투자하기로 했으며, 2019년 11월 월 200억 유로 규모로 시작했다가 작년 3월 1200억 유로 확대한 자산매입프로그램(APP)도 연내 3600억유로(474조원) 규모로 유지키로 했다. 여기에다 ECB는 올해 4가지 종류의 팬더믹긴급장기대출프로그램(PELTROs)을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은행 역시 ‘한국판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내린데 이어 그해 5월 사장 최저인 연 0.50%로 추가 인하했다.


또한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제도를 도입해 유동성 공급에 힘써왔다. 16차례 RP매입 공고를 통해 총 20조7400억원을 시중에 공급했다.


RP는 금융사가 일정한 이자를 주고 되사는 것을 전제로 판매하는 채권이다. 주로 단기적인 자금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발행한다.


아울러 지난해 11조원어치 국채를 매입하면서 국채 매입 정례화 수준의 계획도 내비쳤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2021년 통화신용정책 운용 방향’을 통해 “경기 부진이 깊어질 때에 대비해 기준금리 이외 정책수단의 효과적 활용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추기로 내리기보다는 국채 매입 등 다른 정책수단을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한은은 “국채 수급 불균형 등으로 장기시장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며 “필요할 때 국채 매입 시기·규모 등을 사전에 공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채권 매입 정책 관련해 시장의 기대를 일부 반영한 것이 눈에 띈다”며 “사실상 양적완화 규모의 변화는 없지만 포워드 가이던스를 강화하는 시그널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 위상이 약해지고 있지만 아직 달러화를 대체할 통화가 부재하다”며 “달러화 가치의 급락보다는 올해 상반기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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