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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단골 안철수의 다섯번째 도전, 이번 선거는 다를까


입력 2021.01.15 00:01 수정 2021.01.15 05:22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安, 단일화만 5번째…과거 성적은 4전 1승 3패

安 과거 측근들의 우려는 '소통', '용두사미' 등

"단일화 정말 될지 걱정하는 게 野 일반 정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 부동산 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이 치열하게 기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정치권에 등장한 이래 다섯번째 단일화에 나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번엔 단일화에 성공하고 선거 승리까지 쟁취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안철수 대표는 "누가 단일후보가 되는지는 2차적인 문제다. 단일화를 이루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단일후보 결정은 이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시민들이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의 모두발언 대부분을 선거에 할애하며 "저로 단일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비판하고 정권 교체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의 뜻에 따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를 향해 줄기차게 입당을 요구한 국민의힘의 바람을 일축한 것이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인사들이 자신을 향해 "간만 본다", "용두사미가 될 것"이라는 등의 비판을 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실제로는 저와 정치를 함께 하지도 않았고 저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까지 나서서 저에 대한 근거없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그분들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 재기를 위해 그러는 것이라는 걸 잘 안다"며 "백 번을 생각해도 여러분의 비판이 향해야 할 곳은 저 안철수가 아니라, 무도하고 폭압적인 문재인 정권"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역시 안 대표가 입당하지 않는다면 단일화는 내부 경선 일정을 모두 마친 3월 이후에 성사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는 3월 초에나 가서 얘기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에 들어와서 하는 둘 중에 한 가지 밖에 없으니까 결심하면 얘기하라고 했다"며 "(입당은 하지 않겠다니) 그 이후에는 얘기할 게 없다"고 했다.


안철수 대표의 출마 선언과 함께 시작됐던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입당과 합당 등을 거쳐 단일화 원칙만을 확인하는 출밤 지점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단골 손님이 안 대표의 다섯번째 단일화 도전에 대해 점차 우려의 시선이 제기된다. 과거 안 대표가 단일화의 중심의 섰던 과거 선거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적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이 회자되면서다.


안 대표는 지난 2011년 박원순 전 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제외한 2012년 대선, 2017년 대선,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 좋지 않은 결과를 냈었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단일화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그와 협상을 시도했던 측인 홍준표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선거에서 졌고, 2012년 대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후보와 단일화에 실패해 자신이 물러섰지만 문 후보 역시 선거에서 패배했다.


안 대표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특히 안 대표의 측근이었던 이들의 입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국민의당 대변인을 지낸 장진영 변호사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안철수가 변했을까'라는 글을 올려 "안철수와 함께 일해 본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이 말하는 치명적인 문제는 '소통'"이라며 "나 역시 수석최고위원으로 안 대표와 함께 일해 본 결과 그의 소통능력이나 소통방법은 박근혜·문재인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또 "그를 경험했던 김종인·손학규·윤여준 등 연륜 많은 분이 왜 안철수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다시는 만나지 않을 상대'로 보는가"라며 "'사람의 눈은 다 비슷하다'라는 명제가 참임을 믿는다"고 했다. 장 변호사의 이 글에는 김종인 위원장이 공감을 표시하는 '좋아요'를 눌러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안 대표와 중도보수 재건 작업을 같이 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안잘알(안 대표를 잘 아는 사람)'들은 전부 다 부정적"이라며 "결국 단일화 과정 중에서는 하던 것을 그대로 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나 아니면 안 돼, 내가 나가면 이기고 네가 나가면 진다'는 이야기를 또 할 것으로 생각했다. 지금 그러고 있다"며 "윤상현 의원 등 안 대표와 같이 일해보지 않은 분들은 안 대표의 상징성이 아직 존재한다고 보고 연대와 합당을 얘기하는데, 글쎄 한번 다들 겪어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철수 대표가 정말 단일화를 끝까지 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게 야권의 일반적인 정서"라며 "지난 10년 동안 주요 선거에서 되풀이된 안철수 대표의 단일화 시도를 보자면 '안철수 리스크'라고 명명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겪어본 민주당이 현 상황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지 않느냐"며 "대권을 내려놓으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먼저 치고나가는 모습을 보여줘 기대감을 줬지만, 단일화 갈등이 커지면 이같은 기대감이 희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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