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원 높은 빅리그 패스트볼 공략 능력 키워야
편중된 타구방향 개선도 필요..'극복 가능' 자신감 필수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는 김하성(26)이 두 자릿수 홈런을 내걸었다.
김하성은 8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2021시즌 목표와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1일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한 김하성은 11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지로 떠나기 앞서 야구팬들에게 새 시즌 목표를 밝혔다.
부상 없이 KBO리그서 7시즌 뛰며 타율 0.294 133홈런, 575타점을 기록한 김하성은 "고교 시절만 해도 KBO리그 입단조차 장담할 수 없는 선수였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게 돼 정말 영광"이라는 말에 그치지 않고 “팀이 원한다면 외야수로 뛰어야겠지만 2루 자리를 꿰차고 싶다”며 주전 2루수를 향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어 “주전으로 자리 잡고 풀타임을 보장받는다면 두 자릿수 홈런은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목표도 밝혔다. 지난 시즌 30홈런을 때린 김하성이 두 자릿수 목표인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개의 높은 펜스를 넘어야 한다.
먼저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이 버틴 좁은 내야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가 자랑하는 김하성은 공-수-주 모두 갖춘 검증된 우수 자원이지만 실버슬러거 수상과 함께 MVP 후보에 오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1)를 밀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신인왕 부문 2위에 올랐던 ‘신예’ 크로넨워스와의 2루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현지에서는 김하성의 수비 능력에 물음표를 던지지 않는다. 하지만 김하성의 공격은 적응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패스트볼 대응 능력을 넘어야 할 펜스로 보고 있다.
KBO리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2km 수준이지만 메이저리그는 150km로 더 빠르다. 김하성은 국내서도 빠른 볼보다 변화구에 강했다. 올 시즌 김하성의 패스트볼 타율은 0.270대 초반이다. 오히려 스플리터 등 변화구에 더 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추신수와 강정호는 패스트볼에 강했다.
추신수의 MLB 통산 패스트볼 타율은 3할을 상회한다. 통산 218개 홈런 중에서 패스트볼을 공략해 터뜨린 홈런이 100개에 가깝다. 강정호도 통산 46홈런 중 절반 수준인 20개를 패스트볼을 때려 만들었다. 패스트볼에 약했던 박병호는 끝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최지만도 김하성에게 ‘빠른 공’ 대처에 대해 조언을 건넸다.
최지만은 "아마 김하성도 빠른 공 적응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나는 어릴 때부터 빠른 공을 자주 봤다. 김하성이 빠른 공이 적응하는 훈련을 열심히 하면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만은 2020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몸값이 가장 높은 게릿 콜(뉴욕 양키스)을 상대로 천적 면모를 자랑한 이유 중 하나로 빠른 공 공략을 꼽았다.
잡아당기는 편중된 타구방향도 수비 시프트가 철저한 메이저리그에서 김하성을 답답하게 할 수 있다. 안타성 타구가 수비 시프트에 걸려 출루 기회를 자주 놓친다면 초반 적응에 애를 먹을 수 있다.
김하성은 “낯선 타지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라 자신감이 첫 번째다. 국제대회도 가봤지만 스포츠는 자신감을 가지고 들어가야 하더라. 시작도 안했는데 지고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하성의 말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거론한 과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