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공장 어머니·장사하는 누나·농사짓는 형
가족들 소개하며 서민적인 시장 되겠다 강조
'부자정당' 비판한 국민의힘·박영선과 차별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연일 '찐서민'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19일에는 서민들의 일자리 '봉제공장'을 방문해 남다른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우 후보는 이날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 중구 신당동의 봉제공장을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도심 제조업의 대표인 봉제산업을 육성해 도심 소상공인의 고용안정과 발전을 도모하는 게 제 목표"라며 "서울시장이 되면 도심재생 사업을 추진해 도심의 전통제조업들이 특화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 후보는 '봉제공장'과 인연이 깊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께서 서울로 이사와 4남매 대학을 보내시려 봉제공장을 다니셔서 실밥을 먹어가며 자랐다"며 "작은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속사정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업종에 종사했던 분의 자제로서 우리 어머니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여러분의 애환을 하나하나 챙겨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 후보는 봉제업의 활성을 도모하기 위해 7가지 정책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기술자 고용유지 및 공장버팀목 지원금 △아파트형 공장 건립 △도심제조업 진흥재단 설립 △연 2회 봉제공장 실태조사 △중소·대기업과 봉제업체의 상설협의체 구성 △불법라벨갈이 근절 등 제도개선 △국민디자인 개발비 지원 등이다.
현재 서울 지역의 봉제업 종사자는 16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중구·종로·성북·용산·광진 등을 중심으로 8만여 개의 공장이 있지만, 수요 하락 등으로 만성적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게 우 후보 측의 설명이다.
우 후보는 '가장 서민적인 시장'을 지향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MBC 토론회에서 "저는 보증금 4억 원에 월세 50만 원 반전세를 사는 찐서민이다. 누나는 신림동에서 장사를 하고, 형은 제천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다"며 "저는 서민의 애환을 가장 잘 이해하는 후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부자 정당'이라고 비판하는 국민의힘의 후보뿐 아니라 경선 경쟁자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차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관보에 게재된 2020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던 박영선 후보의 재산은 53억 원이었다. 그는 다주택자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오피스텔을 매각했다.
우 후보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주도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원내대표였던 경력 등을 나열하며 '가장 민주당다운 후보'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부의장 출신으로 대표적인 86 운동권으로 분류된다. 반면 박 후보는 운동권과는 거리가 멀다. 박 후보는 과거 인터뷰 등에서 "완고한 아버지 때문에 민주화운동을 못 했는데, 그때의 빚을 갚자는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