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학폭 인정 후 드라마 하차·관련 콘텐츠 삭제 수순
박혜수·조병규 등 학폭 의혹 배우들의 행보 관심
배우 지수(본명 김지수)가 사라지고 있다. 아니 이미 사라졌다. 학교 폭력(학폭) 의혹이 제기된 지 이틀 만이다.
지난 2일 학창시절 지수에게 괴롭힘을 당한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학폭 사실을 주장했고, 3일 소속사인 키이스트는 이메일 제보를 받아 취합하고, 의혹을 제기한 인물의 의견도 직접 청취하겠다며 “사실 여부 및 관계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필요함에 양해를 구한다”는 다소 애매한 대처를 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4일,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 지수가 직접 SNS를 통해 학폭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지수는 “과거 저지른 비행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그는 “마음 한켠에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늘 존재했고 돌이키기엔 너무 늦은 후회가 저에게는 큰 불안함으로 다가왔다. 어두운 과거가 항상 저를 짓눌러왔다”는 심경을 전했다.
특히 그는 현재 출연 중인 드라마에를 의식해 “저 개인의 커다란 잘못으로 방송사와 제작진, 배우들, 드라마 현장을 묵묵히 지켜왔던 스태프 관계자 분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것이 괴롭고 죄스럽다. 저로 인해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지수의 학폭 인정 이후 벌어진 일은 거의 광속 수준이다. 티빙과 웨이브 등에서는 지수가 출연했던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고, 클립 영상도 삭제했다. 데뷔작인 MBC ‘앵그리맘’과 ‘내가 가장 예뻤을 때’도 찾아볼 수 없고 4년 전 광고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현재 출연 중인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역시 기존의 콘텐츠가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지수의 하차가 불가피하게 되면서 새로 투입될 배우를 물색 중에 있다. 그러나 현재 이 드라마는 20부작 중 6부까지 방송이 됐고, 이미 95%가량 촬영이 완료된 상황이라 이후 방송에서 출연분을 어떻게 편집 혹은 삭제할지도 관심이다.
지수는 사과문에서 드라마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부탁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요구였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피해를 입겠지만, 드라마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은 방송 그대로 내보내야 하는 것이고, 결국 자신의 모습도 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차 청원이 7000명(5일 기준)이 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요구는 무리였다.
각종 플랫폼에서 지수가 지워지는 이번 과정은 학교 폭력 사안이 얼마나 사회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지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 인정한 지수의 경우 뚜렷한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 학폭 사실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박혜수, 조병규 등의 배우들이 어떤 결과를 받아들이게 될지는 미지수다.
박혜수가 여주인공으로 나선 KBS2 드라마 ‘디어엠’은 지난달 26일로 예정됐던 첫 방송을 잠정적으로 연기했고, 이미 MBC ‘놀면 뭐하니?’에서 편집되고 KBS2 ‘컴백홈’ 출연이 무산된 조병규도 인기리에 끝마친 OCN ‘경이로운 소문’의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조병규 역시 드라마의 타이틀롤을 맡고 있다. 두 배우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폭로 글을 올린 네티즌에 대해 법정 대응 방침을 밝힌 상태라,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