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유리 '슈돌' 출연 응원
리얼리티 관찰 예능의 한 장르로 진화된 가족 예능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보증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과거 신비주의를 고집하던 연예인들이 배우자와 자녀들을 공개하며 우리와 별 다를 것 없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시청자의 호기심과 공감대를 채워줬다. MBC '아빠 어디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시작해 현재는 SBS '동상이몽', 미운우리새끼', JTBC '1호가 될 순 없어', TV조선 '아내의 맛' 등이 방영되고 있으며 치열한 예능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자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인식됐다.
최근 가족 예능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을 향한 이슈에 시청자들이 발 벗고 나서는 풍경은 가족 예능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하는 계기가 됐다.
사유리는 아들 젠과 함께 KBS2 스타 가족 관찰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에 최근 합류했다. 사유리는 지난해 11월 4일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 받아 아들 젠을 출산했다.
'슈돌' 관계자는 "최근 사유리의 사례를 기점으로 비혼 가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이 자리 잡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겠다는 사유리의 당당한 외침이 큰 울림을 준 것이다. 출산 당시 사유리를 향해 쏟아지는 응원과 축복이 한 부모 가구를 향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했다"면서 사유리를 섭외한 이유를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종교 단체와 네티즌들은 사유리와 젠 출연이 비혼을 부추가고 올바른 가족관 인식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KBS 시청자권익센터 등에 이들 모자의 출연 반대 글을 올렸고, 시청자권익센터 청원동의는 1000명이 넘어 KBS가 답변을 준비 중이다.
반면 사유리의 '슈돌' 출연을 반기는 네티즌도 많았다. 이들은 사유리의 출연을 제한하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비혼은 비롯해, 다문화, 미혼모, 한부모 가정 모두 사회 속에서 차별 없이 공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자발적 비혼모가 된 사유리의 행보를 지지했다. 이 지사는 사유리를 '슈퍼맨'이라고 칭하며 "홀로 부모의 역할을 해내겠다고 당차게 선언한 사유리 씨를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사유리 씨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소식에 일각의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 익숙하지 않은 사회문화에 대한 낯설음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샘 해밍턴, 박주호, 도경완과 그들의 아이들은 시청자들이 '랜선 조카'라고 칭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인기를 끌고 있는 가족 예능에 비주류란 시선을 받고 있는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가 출연하면서 '가족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지만, 사유리의 가족 예능 출연이 활발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 부정적인 모습도 나타났다.
박수홍은 친형에게 모든 재산을 갈취 당했다고 밝혔다. 박수홍은 "30년 동안 노력으로 일궈온 모든 것들이 자신이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큰 충격을 받고 바로 잡기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오랜 기간동안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매니저를 수행했던 친형과 금전문제가 있음을 알렸다. 이 화살은 SBS '미운우리새끼'(이하 '미우새')에 출연 중인 박수홍의 어머니 지인숙 씨에게 쏠렸다.
박수홍은 모친은 몰랐던 사실이라고 밝혔으나 시청자들은 믿지 못하고 '미우새' 하차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박수홍에게는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분위기다. 30년 동안 성실한 이미지로 활동했던 박수홍이 친형에게 재산을 모두 뺏겼다는 일에 모두 자신의 일처럼 공감하고 분노하고 있는 것. 또 후배 개그맨 손헌수가 박수홍이 이 사건으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밝히며 동정 여론은 더욱 확산됐다. 이는 리얼리티를 강조해온 가족 예능에 출연한 연예인일 경우, 사생활까지 시청자들이 깊게 몰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동상이몽'에서 전진이 친모를 만나자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목소리, '아내의 맛'에서 함소원이 각종 불화설과 이혼설, 조작설에 휘말릴 때마다 피드백을 요구하는 시청자의 모습도 가족 예능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걸 실감하는 사례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