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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스타 PD들 ‘또’ 오디션으로…과거 ‘꼬리표’ 뗄까


입력 2021.04.09 06:48 수정 2021.04.09 06:5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한동철·여운혁 PD, MBC와 걸그룹·보이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오디션 프로그램은 흥행 타율이 높은 포맷으로 인식되어 왔다. 최근에는 TV조선의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터트롯’ ‘미스트롯2’까지 이어진 흥행에, 호평과 함께 막을 내린 JTBC ‘싱어게인’ 등 힙합, 발라드, 록, 댄스, 트로트 할 것 없이 장르를 망라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다.


ⓒ뉴시스

치열한 경쟁을 바탕으로 한 성공과 실패,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기쁨과 슬픔, 그리고 참가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과거의 스토리까지 더해진다. 뿐만 아니라 무명이었던 가수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최고 인기를 누리는 스타로 거듭나는 드라마까지 그려지니 좋아하지 않을 리 없다. 심지어 투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가수를 시청자가 만든다는 동기부여까지 해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에도 소위 ‘스타PD’로 불리는 여운혁 PD와 한동철 PD가 MBC와 손잡고 각각 보이그룹, 걸그룹 오디션을 제작한다고 밝혔다. 한동철 PD가 제작하는 걸그룹 오디션은 이미 프로그램 제안서를 전국의 학교와 기획사에 전달하면서 본격적으로 출연진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하반기 방영될 예정이다.


먼저 여운혁 PD는 MBC 출신으로 2011년 JTBC로 이적했고, 현재 미스틱스토리(2017~)까지 이어지는 기간 동안 ‘느낌표’ ‘썰전’ 등의 시사 영역을 다루고, ‘무릎팍도사’와 같은 토크 프로그램, ‘무한도전’ ‘신화방송’ ‘아는 형님’ 등 다양한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낸 인물이다. 특히 여운혁 PD는 현재 미스틱스토리 소속 PD 겸 영상사업부문 사장으로 재직 중으로, 미스틱스토리가 ‘음악명가’로 불리는 만큼 올해 제작될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높다.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외주제작사 펑키스튜디오를 차린 한동철 PD 역시 경력이 화려하다. 엠넷 소속으로 활동할 당시 ‘쇼 미 더 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프로듀스 101’ ‘식스틴’ 등을 연출하면서 오디션 붐을 이끌었던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오디션 형식을 익혀왔고,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도 큰 반응을 이끌었던 터라 이번 오디션 역시 앞선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다만 우려도 있다. 한동철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붐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지만, ‘공정성’ 면에 있어서 이미 대중에 미운털이 박힌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악마의 편집’으로 분량을 짜깁기 해 참가자의 인성을 왜곡되게 나오도록 하거나, 분량을 가차 없이 삭제시키는 등의 행위로 여러 차례 뭇매를 맞아 왔다. 심지어 ‘믹스나인’ 당시엔 남유진에게 혹평을 하는 수란의 모습과 싸늘한 표정을 짓는 남유진의 모습이 담기면서 수많은 악플이 쏟아졌다. 그러나 남유진이 방송 이후 한 인터뷰에서 수란의 혹평은 자신이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며 악마의 편집 피해자임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프로듀스’ 투표 조작으로 제작진이 실형을 선고받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에 대한 대중의 잣대가 날카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작은 의혹 하나만 발견돼도 시청자를 중심으로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지면서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등 집단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악마의 편집’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 방송’을 만들어 낸 한동철 PD의 기획 방식이, 여전히 통할리 만무하다.


한동철 PD에게 ‘악마의 편집’이라는 꼬리표가 있다면, 여운혁 PD는 ‘위대한 탄생’이라는 굴욕적인 실패를 맛본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자란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당시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로 불리는 엠넷 ‘슈퍼스타K’ 시리즈가 흥행하자 뒤따라 내놓은 ‘아류’ 프로그램으로 출발부터 비판을 받았다. 다행히 시즌1은 생방송 기간 동안 20%대 초반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선방했다.


그런데 시즌2와 시즌3는 화제성은 물론, 시청률에 있어서도 굴욕적인 성적을 안게 됐다. 특히 ‘위탄3’의 경우는 걸출한 실력을 가진 참가자들이 다수 있었음에도 편집이나 연출에 있어서 불필요한 상황들이 다수 발견되면서 제작진의 자질문제까지 언급되기도 했다. 얼마나 화제성이 떨어졌으면, 우승자를 기억하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남에 따라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졌고, 트렌드도 바뀌었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의 생명과도 같은 공정성에 있어서 대중들의 잣대는 더 날카로워졌다. 여운혁 PD와 한동철 PD가 자신들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를 떼고, ‘스타PD’다운 저력을 과시할지 관심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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