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선두기업들 가격 인상 주도, 소비자 부담 한층 가중
급등 품목 하락세는 미미, 농축산물 가격강세 당분간 이어질듯
밥상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 저소득층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격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8.1%로 나타났으며, 달걀(53.0%)이 가장 높았고, 두부(17.4%), 식용유(7.4%), 즉석밥(7.1%), 햄(5.5%) 순이었다.
특히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달걀(일반란, 30개 기준)은 지난해 1분기 대비 평균가격이 5163원에서 7899원으로 2737원(53.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단체는 “서민들의 중요 영양소인 달걀과 콩류, 유지류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한층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업의 두부 납품가 14% 인상과 눈에 띄는 즉석밥 제품들의 상승 등 소비자 가격에 반영이 된 것”이라고 파악했다.
문제는 이렇듯 올 초 급등한 소비자 가격의 하락률은 느리고 미미하다는 것이다.
연초 단행된 식품업계 선두기업들의 가격 인상 주도로 소비자 물가가 크게 위협받고 있고,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조치한 달걀 수입, 공공미 반출 등의 수급정책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정상범주가 아닌 여전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과일의 경우 사과와 배 등 주요 과일류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유래 없이 길었던 장마와 태풍, 봄철 냉해와 작황 부진 영향으로 생산량이 떨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과일 값이 치솟아 전년 대비 19.3%가 상승했고 지난달에 비해서도 2.7%가 상승했다.
통계청이 조사하는 식품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해 서민들의 밥상물가의 치솟는 부담을 확인한데 이어, 4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가 전체 2.3% 오른 가운데 농축수산물이 13.1%나 상승하면서 전체적인 물가지수를 끌어올리는데 큰 몫을 한 셈이 됐다.
지난해 4월 대비 올해 기준으로 주로 상승한 품목은 사과는 51.5%, 파 270.0%, 돼지고기 10.9%, 국산쇠고기 10.6%, 쌀 13.2%, 달걀 36.9%, 고춧가루 35.3% 등이다.
이에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과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이날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농축산물 등의 가격과 수급동향을 점검하고 “2분기 물가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밥상물가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유통업체가 할인판매 등을 통해 물가 안정에 더욱 힘써줄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기저효과와 공급 요인 등으로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에 주요 작물의 수확기가 도래하고 산란계 수 회복 등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지만 올해 역시 기상악화와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요인이 주요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주요 농축산물 가격 강세가 지속됨에 따른 수입물량 확대와 수급시기 조정, 할인쿠폰 행사 등 관련 대책을 별도로 수립하고 정책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