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학 안간 청년에 세계여행비 1000만원 지원" 포퓰리즘 지적
이낙연 "軍전역 3000만원" 정세균 "사회초년생 1억"…'현금구애' 논란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2030세대 표심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노골적인 '현금 구애'전략에 야당은 물론 여론도 "허경영이 설 자리를 잃을 판"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5일 유튜브 '이낙연TV' 대담에서 "징집된 남성들에게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같은 것을 한 3000만원 장만해서 드렸으면 좋겠다"며 "군 복무가 인생에 보탬이 되도록 배려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세계 여행비 1000만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사회초년생 1억원' 등의 정책카드를 꺼내자 이 전 총리도 이에 질세라 현금 지원 공약판에 뛰어든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4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고졸 취업 지원 업무협약식에서 "대학을 안 가는 청년에게 세계 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하면 어떠냐"고 제안했고, 정 전 총리는 "미래씨앗통장 제도를 통해 20년 적립형으로 1억 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설계 중"이라고 밝혔다.
이재명‧이낙연‧정세균 경쟁적으로 뛰어든 '현금 공약판'
최근 싸늘하게 식은 2030세대 민심을 달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지만, 지나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얄팍한 선심성 정책으로 청년층을 우롱한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30세대는 특정 진영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실리에 따라 움직이는 성향을 뚜렷하게 나타내며 대선 결과를 좌우할 '스윙보터'로 떠올랐다. 특히 '이대남'으로 불리는 20대 남성은 지난 4.7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72.5%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정치 평론가들은 "단순히 돈을 풀어서 살 수 있는 민심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청년민심은 정책지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일자리 문제와 부동산 폭등, 끊겨버린 계층 사다리, 정부여당의 내로남불 등이 복합적인 실망감으로 작용해 성난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이 지사의 '세계 여행비 1000만원 지원'과 관련해 "이제 사탕발림 공약들의 단위가 기본이 1000만원대"라며 "어느 순간에 허경영씨를 초월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대학 안 간 분들은 이 이야기 들으면서 모멸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고 개탄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도 했다.
"돈 푼다고 돌아설 민심 아냐"…'청년 우롱하냐' 역풍 전망도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학력으로 임금차별을 하지 말자'는 화두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4년간 일한 사람과 4년간 대학 다닌 사람 보상이 같아야 한다'는 이 지사의 구호 비슷한 발언은 심각한 자기모순이거나 시대를 읽지 못하는 식견"이라며 "'대학 안 가는 사람에게 세계여행용 1000만원'처럼 선정적인 낚시를 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 지사는 이미 대통령에 당선이라도 된 듯 세금 쓸 궁리뿐"이라며 "허경영씨를 존경한다더니 정책마저도 허경영씨를 벤치마킹하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대부대변인은 "이 지사는 뜬구름 잡는 소리로 청년을 현혹하지 말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작년 총선 때에도 건전한 보수정당이 허경영당을 닮아가는 건 절대 안 된다. 퍼주기 경쟁을 해서는 저 사람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했다"면서 "이제 악성 포퓰리즘과 전쟁을 해줘야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