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금 700억원…항소 가능성↑
교보생명이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에서 패소했다. 3대 생명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패소한 경우인 만큼 향후 진행될 삼성생명의 소송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법조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해 11월 금융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연맹이 주도한 가입자 공동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교보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은 약 700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항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즉시연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한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은 이미 항소하고 2심을 진행 중이다.
3대 생보사 가운데 하나인 교보생명까지 1심에서 패소하면서 업계의 이목은 삼성생명 판결로 쏠리고 있다. 금소연이 제기한 공동소송에서 삼성생명은 이번 달 변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종 판결은 오는 7~8월경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즉시연금은 고객이 일시납으로 낸 보험료를 보험사가 운용해 얻은 수익의 일부를 매월 생활연금으로 지급하다가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만기가 돌아오면 보험료 원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금리하락에도 최저보증이율은 보장해준다는 소문에 2012년 전후로 은퇴자나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삼성생명에서 즉시연금에 가입한 한 고객이 금리 인하로 인해 실제로 수령하는 연금액이 줄어들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해당 가입자는 연금 상품을 가입할 때 들었던 최저보장이율에 못 미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삼성생명이 연금을 과소 지급했다고 판단하고, 책임준비금으로 분리했던 돈을 계산해 모두 연금으로 돌려주라고 권고했다.
이에 삼성생명은 민원이 제기된 1건의 조정을 받아들였는데, 금감원은 생보사 전체 16만건이 넘는 유사사례에 대해 일괄구제를 주문했다. 이를 받아들일 경우 생보사가 지불해야 하는 보험금은 1조원이 넘는다.
이 같은 상황에 생보사들이 당국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즉시연금 사태는 법정소송으로 비화됐다. 현재 1심에서 패소한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교보생명 외에도 삼성·한화·AIA·흥국·DGB·KDB·KB생명 등이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판결문을 수령 한 후 구체적인 대응 방안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