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카고상품거래소 플랫폼 먹통…S&P500 선물·외환거래 올스톱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1.28 20:51  수정 2025.11.29 06:29

데이터센터 냉각 문제가 원인…재개시 변동성 폭발 우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의 거래 플랫폼이 28일(현지시간) 시스템 장애로 먹통이 됐다. ⓒ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운영사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거래 플랫폼이 27일(현지시간) 시스템 장애로 마비돼 주식 선물과 외환·원자재·국채 선물 등 주요 거래가 중단됐다.


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CME의 전자거래 플랫폼 글로벡스(Globex) 시스템에서 선물·옵션 계약 거래가 모두 중단됐다. 외환 거래에 널리 사용되는 EBS 플랫폼 역시 같은 이유로 마비되면서 유로·달러, 엔·달러 등의 환율 업데이트도 멈췄다.


이번 시스템 장애는 이날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 직후로 아시아 시장이 문을 연 오전 시간대에 발생했다. 이 때문에 뉴욕증시 3대 지수(다우지수, S&P500, 나스닥) 선물을 비롯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휘발유, 팜유, 금 등 주요 상품과 유로·달러, 엔·달러 등 거래량이 많은 환율도 업데이트가 모두 멈췄다.


CME그룹은 성명을 통해 “거래가 중단된 원인이 데이터센터의 냉각 문제”라고 밝혔다. CME그룹의 데이터센터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 지역에 55개가 있으며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사이러스원이라는 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CME그룹은 주식과 채권부터 통화, 원자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초 자산군을 아우르는 미 시카고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규모 파생상품 거래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을 휘하에 두고 있는 만큼 연쇄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CME에서 처리되는 계약만 하루 평균 2830만건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이 사태가 27일 뉴욕증시의 추수감사절 휴장으로 거래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발생해 시장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장애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반나절만 거래되는 상황에서 일어났다”며 “거래 유동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최고투자전략가는 “유동성이 낮은 상황에서 잠깐이라도 거래가 중단되면 상품과 외환, 국채 가격이 왜곡될 수 있다”며 “가장 큰 위험은 거래 재개 시 가격을 따라잡기 위해 변동성이 폭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CME그룹의 플랫폼 마비 사태는 사상 최악의 금융 인프라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2014년에도 CME 농산물 선물 거래가 일시 중단된 적이 있지만 이번 사고의 경우 주요 지수는 물론 국채, 금, 구리, 원유, 통화 등 핵심 상품 전반의 거래에 영향을 미쳐 피해 규모가 차원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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