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3개월, 6개월 공공 일자리는 일자리 아니다…고용률 높아 보이게 만들려는 착시 통계"
전체 고용률, 박근혜 정부 4년간 0.8포인트 증가…문재인 정부 4년간 0.7%포인트 감소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세금…고용률 낮아지고 양질 일자리는 사라져"
일자리 ⓒ게티 이미지뱅크
2년째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고모(25)씨는 "대기업의 공채는 예년보다 점점 줄고 정말 필요할 때만 사람을 뽑는 것 같다"며 "주변에도 취업 하는 사람을 보면 양질의 일자리도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초 공공 일자리에 참여한 윤모(48)씨는 "화단에 잡초 뽑기, 화단에 꽃 심기 등을 했는데 일을 하면서도 필요한 일자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공 일자리보다는 정규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4년, 우리나라의 일자리는 줄었고 일자리의 질은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과다한 세금 부과 등이 불러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인데, 정부는 이것을 아예 무시하고 '공공 일자리' 같은 질 낮은 일회용 일자리로 그저 일하는 사람들만 많아 보이게 하는 착시 통계를 만들고 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고용률 하락 견인하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과도한 세금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주 40시간 이상 일하는 풀타임 일자리의 고용률을 계산한 결과, 지난 1분기 고용률은 58.6%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해인 2017년 1분기(59.6%)보다도 1%포인트 떨어졌고, 취업자 수는 26만9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박근혜 정부 때 증가한 취업자 수 168만8000명보다 6배나 낮은 수치다.
임기 4년간 전체 고용률을 비교해도 현 정권의 못 미더운 성적은 그대로 드러난다. 박근혜 정부 당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전체 고용률은 0.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현 정권에서는 4년간 0.7%포인트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도 2020년도를 제외하고 2019년까지의 증감율을 봐도 3년간 0.1%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무엇보다 2019년까지 20대와 30대 고용률은 각각 0.6%포인트, 0.7% 상승에 머물렀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률이 낮아진 가장 큰 원인은 최저임금 인상"이라며 "전 정부와 비교했을 때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다 보니 과도한 임금 부담에 기업들이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순차적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인데 한꺼번에 이뤄지다 보니 이 같은 고용률을 보이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자리에 투자할 수 없게 민간 기업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게 되니 10명을 고용할 수 있던 상황이 5명밖에 고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정부 취업자 수 비교 그래프 ⓒ데일리안
갈수록 낮아지는 대한민국 FTE고용률
'풀타임 환산 고용률(FTE)'은 취업자를 주당 근로시간에 따라 계산한 지표이다. 이 지표에선 취업자를 주당 근로시간에 따라 새롭게 계산한다. 주 40시간이면 취업자 1명, 20시간이면 0.5명, 80시간이면 2명으로 가늠한다. 이 지표가 낮아진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의 20대 FTE고용률은 2017년 59.2%에서 2019년 56.8%, 2020년 52.5%까지 하락했다. 15세 이상 FTE고용률도 2010~2017년 당시 66.5%에서 65.1%로 1.4%포인트 낮아졌으나 이후 2017년 65.1%, 2018년 63.0%, 2019년 62.0%, 작년 58.6% 등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5~64세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FTE고용률은 2017년 64.2%에서 2019년 65.5%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67.5%에서 68.9%, 영국은 68.4%에서 69.3%로 높아졌다. 그러나 2017~2019년 한국의 15~64세 FTE고용률은 72.3%에서 69.0%로, 3.3%포인트 떨어졌다. OECD 35개국 중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기 교수는 "FTE 지표가 말하고 있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라며 "생활을 하려면 최소 36시간 이상의 일자리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FTE고용률을 보면 선진국에 비해 파트타임 일자리 등이 많고 안정적 일자리가 적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 일자리 창출, 줄어든 일자리 수 메꾸기 위한 정부의 꼼수
줄어든 일자리를 메꾸기 위해 현 정권은 공공 일자리를 무작정 늘리는 꼼수를 꺼내들었다. 양질의 일자리와는 무관하게 단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 보이는 착시 현상을 만든 것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KERI)에 따르면 공공일자리 예산은 2018년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8~2020년 기간 동안 15~26.1% 늘었다. 2018년에는 전년 대비 17.6% 증가한 약 2조 원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15.0% 증가한 약 2조300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그러나 공공 일자리는 단기 계약직에 불과하고 정권이 바뀌면 사라질 전망이다.
김태기 교수는 "3개월, 6개월의 공공 일자리는 일자리로 볼 수 없다"며 "고용률이 높아 보이게 만들려는 착시 통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공 일자리는 일을 하는 사람도 보람이 아닌 부담을 느끼게 하는 일자리"라고 비난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고 정부는 그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현 정부는 여건이 아닌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대일 교수는 "가장 좋은 일자리는 민간에서 나오는 일자리"라며 "공공 일자리 등 현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일자리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아니라 정치적인 부분만을 고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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