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젊은 팀장이 왕따 분위기 조성해”…딸 결혼 2주 만에 극단적 선택한 父


입력 2021.09.22 15:16 수정 2021.09.22 15:14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큰딸 결혼 2주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청원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큰딸 결혼식 2주 뒤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본인을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떨리는 손으로 글을 적고 있다”면서 “아버지는 30여 년 넘게 몸 담아온 국내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사 직장에서 괴롭힘과 압박을 겪다가 결국 2021년 9월 15일 새벽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청원인은 “큰딸 시집 보낸 지 2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런 선택을 하셨다는 게 정말 의문이었고,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만 가진 채 장례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집에서 유서가 발견됐는데, 특정 인물만을 지목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2021년 6월경 새로운 나이의 어린 팀장이 부임했는데, (팀장은) 아버지에게 인격모독성 발언을 하고 아주 오래 전 일을 들춰 직원들에게 뒷담화를 해 주변 직원들까지 아버지를 냉대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이 공개한 부친 유서에는 “회사에 젊은 팀장이 한 명 왔는데 나를 너무 못살게 군다”, “출근하는게 너무 지옥 같다”, “나이도 어린데 너무 화가 난다”, “일하는 부분에 있어서 나에게 너무 많은 험담을 한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을 내 왕따 분위기를 만든다”, “사람이 싫다, 무섭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청원인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저희 아버지를 이렇게 괴롭히는가 의문이 들게 만들었다”면서 “가끔 밤에 혼자 오는 모습을 보이시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서가 발견된 시점에 “그동안 아버지께서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얼마나 힘드셨을지 가늠이 안 된다”면서 “부친이 사망한 날 아침 팀장으로부터 ‘아버지 어디 있느냐’, ‘왜 전화를 꺼놨냐’며 화를 내는 전화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아버지 사망 소식이 전해지고 난 후 그 팀장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그 팀장을 불러 달라고 지사장에 부탁했고 직원들이 그 팀장을 대동해 빈소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원인은 문제의 팀장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입을 꾹 다문 채 사과 한 마디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에 결국 그는 “수차례 질문을 했지만 '오해다, 그런 사실이 없다'라는 이야기조차 없는 그 팀장에게 분노가 치밀어온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청원인은 “지사장이라는 사람은 '혹시 원하는 게 있느냐'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사건을 빨리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저희가 원하는 건 54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신 아버지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회사라는 공간에서 고통받고 있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는 분들이 저희 아버지처럼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적었다”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확실히 지켜달라. 하루빨리 아버지를 좋은 곳에 보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며 글을 마쳤다.


한편 해당 청원은 22일 오후 3시 기준 8913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진선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