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경 금통위원 초청 '한국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과제' 청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재확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테이퍼링 전망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직접 국내외 경제전망과 포스트코로나 시대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사항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초청, ‘한국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신관호 고려대 교수, 김영식 서울대 교수가 패널로 함께 참여했다. 방역지침에 따라 현장에는 최소인원(20명)만 참석했고, 발표와 토론은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실시간 제공됐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발표를 통해 “국내경기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민간소비 회복 지연, 수출 불확실성 증대, 고용 불완전 회복 등이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현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 지속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해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운영하기가 쉽지 않고, 금융과 실물간 회복시차로 인해 금융불균형이 심화됨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전환에도 어려움이 커졌으며, 경제부문·계층별로 불균등한 회복 양상을 보임에 따라 경제주체에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의 판단에 있어서도 고민이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 위원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나 통화정책 상황은 여전히 완화적 수준으로 판단되며, 향후에도 거시경제와 금융상황을 균형적으로 살펴 추가인상 시점과 속도를 정할 것”이라며, “실물경제와 물가 상황의 회복세, 금융불균형 개선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소득 및 자산 불균형의 진전 상황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코로나19 충격이 4차 산업혁명, 인구구조 변화 등과 맞물리면서 기존의 경제구조 변화를 가속하고 있는 만큼, 포스트코로나 대비 구조적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선 코로나19 이후 바람직한 통화정책 방향과 고려사항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먼저 신관호 고려대(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은행은 금리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금융불균형 대응에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한국의 경우 거시건전성 정책의 최종 책임부처가 불명확하고 한국은행의 관여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불가피한 점도 있는 만큼, 금리인상이 전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서울대(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통화정책 완화기조 축소 과정에서 당분간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정책이 병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리 인상이 주택가격에 미칠 영향 등 규제환경을 충분히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불균형이나 금융 및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여타 거시건전성정책과의 보완 등을 신중히 고려하고, 정책 시행 후 모니터링 등도 더욱 철저히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