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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국에서” IBK기업은행 라셈, 마음의 상처 안고 고별전 출격


입력 2021.12.09 16:58 수정 2021.12.09 17:0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라셈, KGC인삼공사 원정경기 끝으로 V-리그와 작별

무례한 퇴출 절차에도 끝까지 파이팅하며 좋은 인상 남겨

IBK기업은행 레베카 라셈. ⓒ 한국배구연맹

퇴출일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레베카 라셈(24·IBK기업은행)이 고별전을 치른다.


라셈은 9일 오후 7시 대전 충무체육관서 시작하는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KGC인삼공사(4위·승점24)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 경기는 라셈이 IBK기업은행(6위·승점8)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다.


지난 5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한국에 온 라셈은 할머니가 한국인이다. 수려한 외모로 ‘한국계 미녀새’로 불렸던 라셈과의 시간은 짧았다.


서남원 감독에 대한 일부의 항명 움직임, 김사니 감독대행 선임, 세터 조송화 무단이탈, 1라운드 전패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달 말, 라셈은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IBK기업은행은 체육관에 도착해 출전 준비를 하고 있는 라셈에게 방출 사실을 알리는 ‘무례한 행정’으로 또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배구팬들은 “외국인선수를 기계 부품으로 보는 것 아니냐” “IBK기업은행 일처리 때문에 V-리그와 한국의 이미지가 훼손될 것 같다”고 불편한 반응을 나타냈다.


라셈은 갑작스러운 교체 통보에 고개를 숙였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코트에서는 동료들과 더 크게 파이팅을 외쳤다. 당시 GS칼텍스전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했지만, 라셈은 최악의 팀 분위기에서도 14점을 올리며 초반 접전을 이끌었다. 동료들은 경기 후 통역과 함께 라셈을 위로하며 포옹했다.


ⓒ한국배구연맹

라셈이 초반 V-리그에 적응하지 못해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것은 사실이다. 2라운드 중반 이후 공격 성공률이 높아졌지만, 다른 외국인선수들에 비해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직전 시즌 안나 라자레바를 기억하는 팬들도 아쉬워했다.


라셈은 어수선한 상황을 딛고 눈에 띄게 적응력을 높여갔다. 세터와의 호흡이 잘 맞아 공격 타이밍도 잡았다. 최근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과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미 교체가 결정된 뒤였다. 안태영 감독대행도 “적응하고 있는데 (이렇게 방출돼)안타깝다”고 말했다.


라셈은 지난 5일 페퍼저축은행과의 홈경기를 마친 뒤 “이제 한 경기 남았다. 긍정적인 자세로 코트에 서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동료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IBK기업은행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뛰어야 하는 라셈은 눈물을 훔쳤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라셈은 또 다른 꿈을 꾸며 최종전에 나선다.


한편,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대체 외국인 선수인 달리 산타나(26·푸에르토리코)는 10일 동안의 격리를 거쳐 오는 18일 데뷔할 전망이다. 이탈리아, 터키 리그를 거친 산타나는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 출신으로 레프트와 라이트 모두 소화할 수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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