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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여수진의 10년, 그리고 ‘로즈아나’의 시작


입력 2021.12.13 10:01 수정 2021.12.13 08:0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두 번째 싱글 '끝나지 않을 이야기로만 남아도..' 발매

짝사랑의 쓸쓸하고 외로운 감정 담은 곡

"누구에게나 짝사랑의 추억 하나 쯤은 있잖아요"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지만, 가까이에 머물고 싶어 했던 순간들. 누구에게나 짝사랑의 경험은 있다. 누군가에겐 쓸쓸함으로, 또 누군가에겐 아픔으로 기억되곤 한다. 각기 다른 모양으로 남은 짝사랑의 기억은 세월을 거스르며 ‘추억’이 된다. 그리고 가수 로즈아나는 모두의 추억을 노래한다.


ⓒPJ엔터테인먼트

‘끝나지 않을 이야기로만 남아도..’는 이처럼 모두의 추억이 된 짝사랑의 감정을 기분 좋게 되살려낸다. 지난 5월 ‘러브 유어셀프’로 데뷔한 로즈아나의 두 번째 싱글이다. 레트로 팝 스타일의 곡으로 데뷔한 그의 잔잔한 발라드는 음악 팬들의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건드리는 동시에 공감까지 얻어냈다.


“사실 계절송을 노렸어요. 하하. 노래가 워낙 서정적이고 아련한 감성을 담고 있잖아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걸 가사에 담아내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누구나 짝사랑의 기억이 있잖아요. 곡과 어울릴 만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데 있어서 저의 경험은 물론, 주변인들의 경험이 가사를 쓰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테마를 잡으면 이후엔 단어 하나에 의미를 두면서 가사를 완성하게 됐어요. 사실 10년간 음악 활동을 해오면서 작사·작곡도 했는데 모두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죠(웃음). 이제 로즈아나로 데뷔했으니까 어울리는 콘셉트가 있다면 하나씩 꺼내놓고 싶어요.”


데뷔곡에 이어 이번 곡까지 그의 감성이 담긴 가사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건 그간 쌓아온 내공 덕분이다. 20살의 나이, 여수진이란 이름으로 처음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언더그라운드씬에서 10여 년간 활동해왔다. 그 사이 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수많은 공연장 무대에서 노래했다. 수익 활동을 해야 했기 때문에 틈틈이 보컬 레슨까지 하면서 누구보다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온 20대였다.


“올해는 로즈아나라는 이름으로 데뷔를 하게 돼 정말 뜻 깊은 해로 기억될 것 같아요. 그동안 바라왔던 일, 꿈꿔왔던 일을 한 단계씩 밟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새로운 이름이 생긴다는 건 정말 설레는 일이더라고요. 그렇다고 지금까지의 10년이 헛되진 않았어요. 새로운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할 수 있게 된 것도 앞선 10년이라는 시간이 발판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PJ엔터테인먼트

그에게는 음악이 ‘짝사랑’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노래에 일가견이 있는 엄마, 편견 없이 음악을 즐기던 아빠, 뮤지컬을 전공한 언니까지. 음악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학창시절 노래로 수상을 하고, 대학교에 합격하면서 탄탄대로일 것 같았지만 졸업 후에 현실에 맨몸으로 부딪혀야 했다. 특히 ‘듀엣가요제’ ‘히든싱어’ 등 방송 프로그램에 나갈 때마다 번번이 첫 번째 순서로 무대에 서면서 대중에게 쉽게 잊혀지기 일쑤였다.


“‘질린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해서 방송에 나갔는데 운도 따라주지 않고, 준비할 걸 보여주지 못했다는 마음에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기더라고요. 허무하고 슬픈 감정이 밀려오더라고요. 열심히 한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슬럼프가 오기도 했어요. 경제적으로도 음악의 길은 좁아지고, 혼자 모든 걸 책임지면서 살아야 하니까 힘든 부분이 많았죠.”


수많은 역경에 부딪히면서도 그는 한 번도 ‘포기’를 생각하진 않았다. 오히려 노래가 하고 싶어 ‘돈’을 포기했고, 누군가를 따라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는 기회로 슬럼프를 꿋꿋이 이겨냈다. 덕분에 ‘짝사랑’에 머물 뻔 했던 음악에 로즈아나라은 새로운 이름으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다.


“요즘 고민이 많아요.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거든요. 일단 로즈아나라는 가수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고,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어요. 음악은 물론 방송, 예능, 뮤지컬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연기도 하고 싶고요. 욕심이 좀 많나요? 하하. 그만큼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다양한 통로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라는 거죠(웃음).”


ⓒPJ엔터테인먼트

로즈아나의 음색은, 음악적으로 그가 보여줄 다음 행보에도 관심을 갖게 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흡인력이 강하다.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많지만 자신만의 특색 있는 음색을 가진 가수는 흔치 않다. 또 그 음색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여수진으로서의 10년, 로즈아나로서의 1년은 충분히 기대를 해도 좋을 법한 가수라는 확신이 들게 한다.


“뭘 들어도 다 좋은, 마음을 울리는 가수이고 싶어요. 오래, 또 잔잔하게 가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몇 십 년 후에 돌아봤을 때 정말 뭉클할 것 같아요. 힘든 일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왔고, 그로인해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온 거니까요. 10년 후엔 스스로 ‘참 열심히 살았구나’라고 말해줄 수 있는 로즈아나가 되어있길 바라요(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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