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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책] 최고은, ‘그 좋았던 시간에’


입력 2021.12.13 13:22 수정 2021.12.13 15:5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사소하지만 충만했던 시간들의 기록"

2019년 기준, 성인의 1년 독서량은 6권밖에 되지 않습니다. 2달에 겨우 1권을 읽는 셈입니다. 이에 스타들이 직접 북큐레이터가 되어 책을 추천하고, 대중의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개체로 나섭니다. 큐레이션 서점을 보면, 보통 책방지기의 취향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타의 책’ 코너를 통해 스타들의 큐레이션 속에 묻어나는 취향과 관심사를 찾아보는 재미도 함께 느끼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본인제공, 달

◆오늘의 큐레이터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죠니포크’(Joni-folk) ‘포크계의 나윤선’이라 비유되는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은 독보적이고 진심어린 목소리로 갈수록 깊어지는 음악을 전하고 있다. 자신이 지닌 음악의 재료들로 무엇을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 지 고민하고 음악의 형태를 만드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솔로에서 밴드사운드까지 아우른다. 특히 최근 새 앨범 ‘오늘의 난 미지근하게 축제’를 김소연 시인의 에세이와 ‘우정스러움’이라는 주제로 조화롭게 담아낸 라이브 영상 앨범을 선보였다. 친구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노력하며 가꾸어야 할 마음의 태도로서 ‘우정스러움’이 담겨있는 이번 앨범에서 최고은은 ‘우정’의 사전적 정의를 다시 내리기보다 우정을 지켜내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정성스레 빗질하는 사람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오늘의 책 ‘그 좋았던 시간에’ | 김소연 | 달


◆‘그 좋았던 시간에’는


김소연 시인이 지난날들에 떠난 여행 이야기들을 한데 모은 여행산문집이다. 앞서 ‘마음사전’ ‘시옷의 세계’ 등 산문집으로 시인의 시선과 관찰력, 언어의 섬세함을 보여주었다면 이 책에서는 몸으로 겪고 시간으로 겪었던,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여행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은 코로나19 이전 세상의 이야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시인은 ‘첫 여행산문집’을 출간하며 그 자유로웠고 따듯했던 그리운 시간들을 소환한다. 우리에겐 분명 좋았던 날들이 있었고 그 시간과 공간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 당장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 좋았던 장면들의 더미를 다시 펼쳐놓게 한다.


◆왜 ‘그 좋았던 시간에’를 추천하냐면


“이 책에는 국내외 여러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이 된 김소연 시인이 여행을 통해 기록 된 산문과 시가 담겨 있습니다. 재료의 본래 맛을 잘 살려 낸 분식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문장들이 화려하게 꾸며지거나 감정으로 버무려져 있지 않고 담백하게 적혀있는데, 여행을 통해 자신을 마주하고 보살피게 되는 시선은 섬세하고 배려 깊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수수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책장을 넘기다 보면 김소연 시인표 ‘사소하게 완벽해지는’ 모습들에 나도 모르게 공감이 됩니다.”


◆오늘의 밑줄


좋은 장소가 따로 있지 않았다. 좋은 사람도 따로 있지 않았다. 좋은 시간이라는 게 잠깐씩 나에게 찾아왔던 것이다. 먼 길을 달려가 겨우 만나는 아주 잠깐의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람이어도 좋은 시간을 보내는 일은 가끔씩만 누릴 수 있다. 항상 좋은 사람도 없고 항상 좋은 장소도 없다.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우리를 둘러싼 공기가 좋을 때가 있다. 아주 잠깐씩. 아주 가끔씩. (p252~253)


“이 책의 가장 마지막 챕터의 일부입니다. 저는 이따금 그리고 여전히 좋은 장소, 좋은 사람, 좋은 시간과 같은 것들을 누리면서 오래도록 곁에 두기 위해 애를 쓰며 살아갑니다. 늦은 나이에 음악을 시작하여 지금껏 음악가 외의 다른 직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백처럼 남길 수 있죠. 정말로 좋은 시절은 가끔씩만 찾아오는 것에 동의하면서, 더불어 그것을 먼 미래로 두지 않고 지금 현재 내가 지나치고 있다는 생각도 동시에 하면서 좋음을 느끼고 누리고 싶은 온도가 미지근하게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최고은의 한줄 평


“여행지에서 혼자 혹은 친구와 함께 사사롭고 사소한 일들을 수수하고 충만하게 보낸 시간들의 기록”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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