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용실 원장이 '더러운 상간녀'라고 오명을 씌우는 허위 전단지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모처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헤어디자이너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원남숙 씨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3개월 정말 끔찍하게 힘들었다"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토로했다.
원 씨를 괴롭힌 것은 지난해 10월 등장한 전단지. 첫 번째 전단이 붙고 한 달 뒤인 11월, 동네 곳곳에 상간녀 전단이 붙었다는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받았다고.
해당 전단지에는 원 씨의 이름, 사진, 전화번호를 비롯해 '더러운 상간녀. 메이크업 천재 웃기네. 유부남과 전문적으로 꼬시는 천재겠지. 불륜을 했으면 이런 개망신은 당해야지'라는 비방 글이 적혔다.
원 씨는 "누가 그랬지 생각하며 10월 18일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CCTV 확보하고 마음 다스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 "공황장애 약을 먹으며 버티다 아이들이 전단지를 알고 있다는 걸 알고 나서 정신 차리고 2주 만에 다시 제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전단지는 미용실 주변 뿐만 아니라 방송사 분장일을 하는 원 씨를 노린 듯 KBS 본관 앞에도 나타났다고 한다. 게다가 원 씨의 쌍둥이 자녀가 다니는 학교 근처에서도 발견됐다.
원 씨는 "쌍둥이 학교 근처에서 38장의 전단지를 회수했다"며 "경찰과 탐문수사를 하며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고, 아이들에게도 너무 미안했다. 더 이상 붙이지 말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결국 원 씨는 MBC '실화탐사대'에 제보를 했고, 해당 방송에서 공개된 CCTV 화면에는 전단지를 붙이는 한 여성이 포착됐다.
이 여성은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까지 착용했다. 신상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전혀 없고, 원 씨는 자신의 지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원 씨는 해당 방송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불륜 상대도 없었다"며 "가끔 친한 분들이랑은 밥도 먹으니 아내가 오해했을까 봐 주변 지인과 단골에게 전화를 해서 무슨 일 없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분들은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고 하소연했다.
원 씨는 부동산에서 미용실을 내놓을 생각이 없냐고 전화가 온 다음 날부터 전단지가 붙었다면서, 이와 관련해 원 씨 남편은 "우리 미용실 자리에 누군가 꼭 들어오고 싶은 거 같다. 그냥 내보내자니 권리금이나 비용이 커지니까 자의적으로 나가게 비방을 하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이날 방송에서 출연한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어른 사이들의 일을 아이들 학교에 붙인다? 이건 악마적 발상"이라며 "사회적 매장과 가정 파괴,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것 세 가지 목적이 분명하게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자 본인은 너무 답답하니 상가 사람, 흥신소, 부동산 이렇게 생각하는데 프린트로 뽑고 글자 쓰고 테이프 붙이고 이런 것을 같은 상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한다 그렇게 하기에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