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 성적 부진 등으로 지휘봉 내려놓아
올 시즌 2할 대 초반 승률, 감독 생활 8년 간 승률 4할 미만 부진
스타 출신은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는 스포츠 격언 입증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부족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자진 사임했다.
이 감독은 26일 구단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 이로써 서울 삼성 사령탑에 오른 지 약 8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현역 시절 ‘컴퓨터 가드’로 명성을 날린 그는 당대 최고의 인기 선수였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9년 연속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하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에 은퇴 이후에도 ‘영원한 오빠’로 불리며 인기를 구가했다.
지도자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홍대부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이상민 감독은 KCC를 거쳐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2010년 은퇴했고, 2012년부터 삼성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이작했다. 이후 그는 2014-2015시즌부터 감독 자리에 올라 올 시즌까지 8시즌 삼성을 지휘했다.
감독 부임 첫해 꼴찌 수모를 겪은 이 감독은 다음 시즌 삼성을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끌며 반등에 성공했다. 2016-17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준우승까지 거두며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삼성은 단 한 번도 6강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하며 추락했다.
2017-18시즌 7위로 삼성을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지 못한 이상민 감독은 2018-19시즌 또 한 번 최하위 수모를 겪었다. 삼성은 2019-20시즌 7위로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상민 감독은 2년 재계약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신임을 얻었다.
그러나 삼성은 2020-21시즌에 또 한 번 7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은 더욱 참담하다.
삼성은 27일 현재 7승 27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다. 9위 전주 KCC와 승차는 5게임차로 어느 정도 꼴찌 자리를 굳혔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7일 원주 DB전 패배를 시작으로 무려 11연패 늪에 빠졌다. 지난 7일 한국가스공사전에서 가까스로 연패서 벗어났지만 최근 다시 4연패를 기록 중이다. 원정에서는 무려 17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2할 대 승률 사수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프로구단이 1할 대 승률로 시즌을 마친다는 것은 굴욕이나 마찬가지다. 삼성은 올 시즌까지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주축 가드 천기범이 음주운전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자 이상민 감독도 결국 더는 버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프로 성적은 처참했다. 삼성 지휘봉을 잡은 8시즌 이상민 감독의 통산 성적은 160승 241패로 승률 4할이 되지 않는다.
2015-16시즌을 앞두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운 좋게도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해 선발한 리카르도 라틀리프(라건아)의 활약을 앞세워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고 차기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갔지만 ‘선수빨’을 등에 업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웠다. 실제 삼성은 라틀리프가 3년 계약을 마치고 팀을 떠난 뒤 한 번도 6강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영원한 오빠’ 이상민 감독도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성공한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는 스포츠계의 오랜 격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