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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 '불똥' 튄 독-러 가스관 사업…조선사 LNG선에 어떤 영향?


입력 2022.02.23 13:30 수정 2022.02.23 14:52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러시아-우크라 분쟁에…EU, LNG 도입처 다변화 시도

“미국, 카타르 등 LNG 개발업자들에 낙관적 신호”

가스관 대신 LNG 해상 운송 증가…LNG선 발주 기대 ↑

LNG 운반선ⓒ대우조선해양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현 사태가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는 독일이 대(對)러시아 제재로 양국을 연결하는 가스관 사업을 중단했고,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이 에너지 도입선 다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최대 선박 발주국으로 꼽히는 EU의 이 같은 움직임이 한국 조선업계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AP·AFP통신에 따르면 독일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베를린에서 기자들에게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행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승인 절차를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 밑을 통과해 독일 해안으로 이어지는 1230㎞ 파이프라인이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독일은 저렴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2012년 이 사업을 개시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의 16.5%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국이다. 그러나 해상 수출 비중은 8.4%에 그친다. 천연가스 생산량의 상당량을 가스관을 통해 유럽 등으로 수출하기 때문이다.


특히 EU는 천연가스 수요의 40% 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한다. 이번 사태로 러시아산 수입이 여의치 않게 되면 미국과 카타르 등 다른 LNG 산지에서의 해상 공급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 12일 미국의 LNG 하루 수출량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전문가들은 유럽이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고 LNG 공급처를 늘리는 데 적극 나선 결과로 보고 있다.


영국의 에너지컨설팅업체 우드 매켄지는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를 끊는 것을 선택한다면 이것은 미국과 카타르 등의 LNG 개발업자들에겐 낙관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EU의 천연가스 수입선 다변화는 곧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한다. LNG 해상 물동량이 늘어나면 운반 수단인 LNG선 발주가 증가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건조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조선사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선 중 87%를 수주한 바 있다.


선가도 높아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지난달 기준 LNG선(17만4000㎥)의 척당 가격은 2억1400만달러(약2500억원)로 집계됐다. LNG선 가격이 2억달러를 넘은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EU는 최대 선박 발주국”이라며 “EU가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이게 되면 해상 운송을 이용한 LNG수입 비중이 늘고, 이는 결국 LNG선 발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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