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책위 "기업가치 훼손 이력"… 24일 주총 앞두고 최윤범 재선임에 쐐기
금감원, 셀트리온 사태 때 만든 '1년 내 종결' 원칙 스스로 깨고 제재 심의 3차 연기
징계 미뤄 '방어용 시간' 벌어준 당국… 시장선 "명백한 직무유기" 격앙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데일리안 박진희 디지이너
내일(24일)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핵심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반면, 금융당국의 관련 제재 심의는 기한을 넘겨 연기되면서 당국의 엇박자 행보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19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최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보고 재선임에 사실상 반대한 셈이다.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는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 미행사는 반대나 다름없다.
시장에서는 과거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관련 회계 처리 의혹, 이그니오 인수 당시 고평가 논란, 그리고 최근 불거진 타 기업 투자 관련 이해상충 의혹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의 의결권 행사 결정에 '미행사'가 일부 포함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해 명확한 지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연금이 회사 측 이사 후보들에 대해 단 한 명도 찬성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반면 최 회장 측 의혹을 조사 중인 금융당국은 당초 예고한 종료 시한을 넘겼지만 정작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논의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과거 금감원은 셀트리온 감리 당시 조사 기간이 4년 가까이 늘어지며 논란이 불거지자, 조사 기간을 원칙적으로 1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감리실시 품의서를 승인받은 이후 1년 안에 조사를 마쳐야 하며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만 금감원장 승인을 받아 최대 6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이는 회사가 자료 제출을 미루거나 감리를 방해하는 경우로 한정된다. 해당 규정 도입 이후 감리 기간이 1년을 넘은 사례는 없었다. 일각에서 '고려아연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주총을 앞두고 두 기관의 행보가 엇갈리면서 자본시장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명확한 제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주총 표결에 나서는 주주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 같은 당국의 조사가 길어지는 것이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및 주주 중심 거버넌스 확립' 정책 기조와 온도 차이가 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명확한 제재 결과를 내놓지 않는 것은 주주들에게 눈과 귀를 가리고 투표하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는 시장 감시자로서의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특정 기업인에 대한 특혜로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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