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방송사 제작 협찬 방식으로 정책 홍보…지역화폐·기본소득 등 대선 공약들로 이어져
편당 천만원대부터 1억원까지…지난해 8월 이낙연캠프 "이재명 기본소득 홍보에 34억원 써" 비판
"대선 후보로 나선 경기지사의 일개 공약 홍보하는데 경기도가 쏟아 부은 돈, 입 다물 수 없어"
홍보 실무자는 현재 '이재명 캠프'서 활동…"언론진흥재단 거쳐 진행, 도민 알 권리 충족 " 반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각종 TV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지역화폐와 기본소득 등의 정책을 홍보한 것을 놓고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기도 측은 "방송 홍보는 철저하게 언론진흥재단을 거쳐 진행됐고, 도민들의 알 권리 충족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정책들이었다"고 반박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정보공개포털에 공개된 경기도 도정 방송 프로그램 홍보 문건(2019~2021년 경기도 홍보콘텐츠담당관 생산 문건)을 일부 수집·확인한 결과 경기도는 지상파·유튜브 방송 제작지원을 통해 △코로나19 방역·대응 △재난기본소득 △경기지역화폐 △청년기본소득 △기본소득 박람회 등을 홍보했다.
미디어오늘은 경기도가 주로 지상파 방송사 교양·다큐·드라마 제작에 협찬하는 방식으로 경기도 정책들을 홍보했다고 밝혔다. 대개 이 후보가 대선과정에서 치적으로 삼고 있는 정책들이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오후 MBC 방송 연설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전 국민 지역화폐를 통한 매출 지원 같은 경제 부스터샷을 통해 서민 경제를 확실히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지역화폐는 이재명이 만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디어오늘은 또 비공개문건을 포함해 70여건의 홍보 문건 가운데 실제 확인된 것은 23건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SBS '생방송 투데이', MBC '생방송 오늘아침', KBS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 등을 통해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경기지역화폐 등을 홍보했다. 지난해 5월 방송한 MBC 예능 프로그램 '아무튼 출근'에선 청년면접 수당이 소개됐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공공부문 면접수당 의무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경기도가 방송 한 편당 투입한 예산은 1430만원부터 1억원까지 다양했다. KBS 2TV '생방송 아침이 좋다'는 편당 1815만원, MBC '오늘 아침·오늘 저녁'의 경우 편당 1430만 원, KBS 특집프로그램 '평화음악회'는 편당 1억 원, SBS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은 편당 7700만 원, '동상이몽2'는 편당 7700만 원,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5500만 원이었다.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정책 홍보비가 "대선을 위한 혈세낭비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8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낙연캠프 박래용 대변인은 "경기도청이 기본소득 홍보에 쏟아부은 돈이 현재까지 광고횟수 808회, 총 33억 9400만 원"이라며 "대선 후보로 나선 지사의 일개 공약을 홍보하는데 경기도가 그동안 쏟아 부은 돈을 보면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경기도청 광고비 집행액은 2016년 115억 1600만 원, 2017년 148억 8900만원에서 이 후보가 지사 임기를 시작한 2018년에는 171억 6500만원, 2019년에는 181억 9700만원으로 상승했다. 2020년에는 172억 9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0억 원 감소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 홍보캠페인팀장으로 도정 방송 홍보 실무를 맡았던 A씨가 이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미디어오늘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방송 홍보는 철저하게 언론진흥재단을 거쳐 진행됐으며 도정 정책에 국한한 홍보였고 규정을 준수했다"며 "홍보한 정책은 도민들의 알 권리 충족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정책들"이라고 반박했다.
경기도 관계자도 "A씨는 그만둔 뒤 캠프로 간 것"이라며 "도청 시절에는 팀장 직무를 법령과 예산에 근거해 수행했다. 이를 대선과 연결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