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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發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이제 팔 때인가" 고심 깊은 개미


입력 2022.03.06 07:00 수정 2022.03.06 09:07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원자재 값 뛰고 경기둔화하자 '위기감'

"주식 매수인가 매도인가" 전망 엇갈려

2월2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고 경기가 둔화되면서 증권시장에선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둔화) 우려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일쇼크'로 인한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떠올리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유가 급등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 여파가 시작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물가는 10년 만에 3%대 고물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1%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한은이 3%대 물가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3.2%)부터 5개월 연속 3%대 고물가 행진이 이어가는 중이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3.2% 올라 2011년 12월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정부는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물가잡기 총력전을 예고했지만, 시장에선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 등으로 가격·수급 불안 우려가 더해진 만큼 상승세가 꺾이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국제유가가 110달러를 넘어서고 알루미늄, 니켈, 팔라듐, 밀, 옥수수 등 각종 원자재 가격까지 치솟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경우 경기침체 우려는 현실이 될 수 있다"며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가매수 타이밍" vs "지금은 살 때 아냐"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리서치가 최근 펀드매니저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내에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한 비중은 30%로 높아졌다. 지난달 같은 설문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전망 비중은 22%였다.


시티 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선임 금융 시장 분석가는 "상품 가격 상승은 시장에 큰 우려를 불러오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전쟁의 경제적 위기와 함께 찾아온 높은 에너지 가격과 성장 둔화는 좋은 전망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제학계에서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이 부진하면 물가도 하락하던 과거와 달리 고용 회복이 지연되면서 물가도 오르고 있다"며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진행되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팔아야할지 사야할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엇갈린 진단을 내놓으며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를 공동 창립한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는 지난 3일 CNBC에 출연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세계에 갇히면 경기 둔화와 맞물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금은 주식을 살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1주일간 원자재 가격 상승률은 1974년 7월 둘째주 이후 가장 높다"며 "급등하고 있는 원자재와는 달리 주식시장, 특히 성장주 중심의 시장은 오히려 가격 부담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을 넘어 신냉전 국면 가능성도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높일 수 있는데, 경기둔화에도 금리를 올려야 하는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망령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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