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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로나19發 실물·금융간 불균형↑…글로벌 금융위기 상회”


입력 2022.03.09 12:01 수정 2022.03.08 17:02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1980~2021년 3·4분기까지 실질신용갭률 분석

코로나19 금융지원 등 가계·기업 부채 증가 요인

서울 시내의 한 은행창구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980년 1월부터 2021년 3·4분기까지 우리나라 금융사이클 심도(진폭)를 가늠하는 실질신용갭률을 분석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이후 심도가 단기간에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사이클 심도는 지난 2018년 이후부터 제7순환 확장국면에 진입한 후 코로나19 이후 매우 빠르게 상승세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곧 금융과 실물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사이클이란 금융변수들의 종합적인 순환변동으로 금융과 실물 간 불균형 심화와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실물·금융간 불균형이 상당기간 지속될 때 외부충격과 어우러져 금융위기가 초래되는 경향이 있다.


금융사이클과 실질 GDP 증가율을 이용해 추출한 실물사이클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사이클간 비동조화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 특히 코로나19 이후에는 괴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발발 당시 실물경기 위축 영향으로 명목 GDP의 신용·GDP 비율에 대한 마이너스(-) 기여도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는 등 동 비율의 빠른 상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금융사이클 그래프. ⓒ한국은행

주택가격 사이클과 금융사이클 간의 강한 동조관계는 가계신용을 중심으로 최근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가계신용과 주택가격 간의 높은 동조관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0.8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기업 신용의 경우 위기 이후 주택가격과는 비동조화 관계로 전환됐다.


특히 지난 2021년 3·4분기에는 9.2%까지 상승하면서 과거 주택가격 급등기였던 2005년 전후 정점인 7.2~7.6% 수준을 상회했다.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금융사이클과 기준금리 사이 간에 동조관계를 보였지만 최근 역동조 관계로 전환됐다. 이는 금리수준과 금융기관 수신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 걸친 유동성 상황, 자산가격 변화 등에 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실물경기 위축을 방지하기 위한 금융지원·완화조치 등이 시중 유동성 확대와 더불어 가계·기업 부채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사이클의 심도가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신용 증가와 최근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이후 빠른 확장세를 보여 온 금융사이클의 주기와 진폭의 향후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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