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시간 해외 소수점거래 등장
美주식 낮거래 등 파격시도 계속
해외주식 순매수 8조...국내 상회
해외주식 거래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이 잇따라 서비스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수 단위 매매 등 혁신 서비스가 인기를 얻는 등 해외주식 투자 지평이 더욱 넓어진 영향이다.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유치전이 치열해진 가운데 새로운 전략과 파격적인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다음달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실시간 해외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 토스증권에서 제공하는 2700여개의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대상으로 한다. 1000원부터 투자금액을 입력해 구매할 수 있다. 아마존, 구글(알파벳) 등 1주 당 가격이 높은 주식에 소액 분산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다.
지금까지 해외 소수점 거래는 증권사가 일정 주기로 고객들의 소수점 주문을 모으고 이를 온주(1주)로 만들어 매매하는 구조로 진행됐다. 토스증권의 해외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1주 단위로 주식을 거래할 때와 동일하게 실시간으로 소수점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단 소수점 주문은 시장가 거래만 가능하고 지정가 주문은 제공되지 않는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주문 시점에 실제로 체결될 주식 수량과 가격을 예상할 수 없고, 급변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없는 불편을 겪어왔다”면서 “기존 해외 소수점 거래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가장 빠른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선보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 1위 증권사인 삼성증권은 지난달 7일부터 세계 최초로 미국주식 전 종목에 대한 주간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인 20시간 30분간 매매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출시 한 달만인 이달 8일 기준으로 누적거래대금 3472억원, 주문건수 8만8483건을 돌파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해외주식에 관심이 큰 MZ세대를 위해 유튜브 채널 개편에도 나섰다. 증시 관련 용어의 영어 표현을 알아보는 ‘보캐노믹스’, 미국에서 핫한 투자 관련 신조어를 소개하는 ‘밈글리쉬’ 등의 콘텐츠를 앞세웠다. 앞으로도 MZ세대 맞춤형 유튜브 콘텐츠를 강화해 이들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외신 등을 통해 직접 투자 정보를 확인하는 스마트 개미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것”이라며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 MZ세대 시청자 비중이 40% 수준까지 크게 늘었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젊은 층의 유입을 더욱 가속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외주식 투자의 인기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의 국내주식 투자 열풍이 거세진 것이 그대로 연결됐다. 올해 1분기가 끝나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약 8조원(전년 총액의 32%)을 돌파해 국내주식 순매수액을 앞지른 상태다. 특히 미국 주식 성장주가 주목받으면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 평가액은 약 607억달러로 전체의 86.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투자에 있어 국내 투자자의 특징은 미국 주식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것과 팬데믹 이후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것, 신기술 산업 투자 심리가 강화됐다는 점”이라며 “다만 과거 유사한 성장주 베팅이 국내 투자자에게 수차례 아픈 경험을 준 적이 있다는 측면에서 무리한 성장주 투자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