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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잡아야 하는데"…원가 부담에 고민 커지는 車업체


입력 2022.04.24 06:00 수정 2022.04.22 18:02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잘나가는 테슬라에 폭스바겐, 포드, GM 등 올해 전기차 정책 고심

원가 부담 압박 속 판매 제고 관건…밸류체인 구축 경쟁 치열해질 듯

포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포드

반도체 대란과 러시아발 공급망 위축 우려, 상하이 봉쇄에도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정책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종 악재에도 '호실적'을 기록중인 테슬라를 잡으려면 한 대라도 더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배터리 등 부품값 상승세가 만만치 않은 만큼 올해 완성차업체들은 신차 가격을 두고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GM(제너럴모터스), 포드 등 완성차업체들은 각사의 전동화 방향성을 책임질 전기차 신차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드는 첫번째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오는 26일(현지시간) 공식 출시한다. 당초 포드는 올해 초 F-150 라이트닝을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반도체 이슈로 양산을 늦춘 바 있다.


사전계약 20만대를 일찌감치 돌파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F-150 라이트닝은 픽업트럭 F150의 전기차 버전으로, 최대 515km를 이동할 수 있는 주행거리와 4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포드는 F-150 라이트닝의 성공으로 테슬라 사이버트럭, 리비안 R1T, 허머 EV 등을 제치고 픽업트럭 시장에서 일찌감치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에 질세라 GM은 지난해 말부터 인도를 시작한 전기트럭 허머(Hummer) 생산 대수를 기존 3800대에서 2만1000대로 올려잡았다. GM은 북미에서만 연간 40만대 이상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빠른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급적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GM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캐딜락은 지난달부터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리릭(Lyriq) 생산에 돌입했다. 배터리 수급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나, 올해에만 2만5000대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릭은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개발한 얼티엄(Ultium) 배터리가 탑재되는 SUV 모델로, 완전 충전 시 최대 483km를 주행할 수 있다.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용 전기차 RZ 450e도 상반기 공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 RZ 450e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TNGA EV를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1회 충전 시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도 올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을 할 예정이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을 위해 미국 앨라배마 몽고메리(Montgomery)공장 전동화 생산라인에 3억 달러(37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캐딜락 전기 SUV 리릭ⓒ캐딜락

완성차업체들이 각종 대내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중심 전략에 공을 들이면서 올해 전기차 판매는 수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분석업체 블룸버그NEF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PHEV 포함) 판매량이 처음으로 1000만대를 초과해 1050만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660만대에서 59%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가 비슷한 악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정책을 더욱 자극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테슬라는 공급망 리스크에도 1분기에만 31만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68% 급증한 수치다. 일론 머스크 CEO는 "지난해 보다 최소 50%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올해 목표치를 지난해 보다 61% 많은 150만대로 잡았다.


선두주자의 전략에 발 맞춰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신차에 차량용 반도체를 우선 할당하는 방식으로 판매 제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판매 확대에 나서는 한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원가 상승을 제품가에 반영해야 하지만 이는 판매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배터리업체 역시 글로벌 판매를 발판으로 점유율 제고와 이익 확대가 절실한 상황인지라 완성차 업체들로서는 원가 상승 부담과 판매 경쟁을 동시에 해결할 묘안을 만들어내야 한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지난 13일 열린 NGBS 2022 세미나에서 "배터리업체들은 리튬 가격 등을 반영하지 않으면 적자로 돌아서게 되기 때문에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현황ⓒSNE리서치

결국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사와 함께 당분간 배터리-전기차 가격 인상 기조를 지속하는 한편, 원가 압박 부담을 덜기 위해 원자재 공급망 투자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각 업체들은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니켈, 리튬을 비롯해 모터 소재로 쓰이는 희토류인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조달을 위해 글로벌 회사와 손을 잡거나 직접 채굴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등 국내 기업들은 니켈 등 광물 확보부터 배터리셀 생산까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약 11조원 규모다. 테슬라는 니켈 공급을 위해 브라질 발레(Vale)와 비공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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