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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힐링·멜로 결합하며 새롭게…드라마 인기 소재된 ‘스포츠’


입력 2022.04.27 06:19 수정 2022.04.27 06:2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주인공들의 성장 서사를 통해 뭉클함을 만들어내던 스포츠 드라마가 힐링, 멜로 장르와 결합하며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때는 흥행하기 어려운 장르로 손꼽히기도 했지만, 새로운 메시지를 담으려는 움직임들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tvN, KBS 캡처 ⓒtvN, KBS 캡처

2009년 방송된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광고회사에 다니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트리플’부터 국내 첫 축구 드라마 ‘맨땅에 헤딩’(2009), 바벨만 들던 스물한 살 역도 선수 김복주의 이야기를 담은 ‘역도요정 김복주’(2016)까지. 그간 다양한 종목을 앞세운 스포츠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그러나 흥행은 쉽지 않았다. 스포츠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불리는 스포츠 그 자체의 매력에 있지만, 만들어진 각본을 통해 이 긴장감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성장 서사 역시도 몇 차례 반복되면서 ‘식상한’ 스토리가 됐다. 혹은 ‘트리플’처럼 주인공들의 멜로에 초점을 맞추다 스포츠 소재는 실종되면서 시청자들의 실망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여러 이유로 스포츠를 다루는 작품들이 부진하면서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이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진 가운데, SBS ‘스토브리그’가 반전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그 인식을 뒤집었었다.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선수들이 아닌, ‘프런트’에 초점을 맞추면서 기존의 스포츠 드라마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냈었다.


치열한 경기를 통한 주인공들의 성장이 아닌, 구단 내부의 이야기를 통해 야구 세계 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를 만들어 냈고, 이것이 기존 스포츠 드라마와의 차별점이 됐다. 이들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면서 15%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 흥행에 성공한 스포츠 드라마가 됐다.


이후 스포츠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더욱 활발하게 제작됐다. ‘스토브리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SBS ‘라켓소년단’은 스포츠를 힐링물의 문법으로 풀어내면서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냈었다.


배드민턴계의 아이돌을 꿈꾸는 라켓소년단의 소년체전 도전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의 스포츠 드라마와 유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기도 했으나, 땅끝마을 농촌을 배경으로 함께 어우러지는 것의 즐거움을 담아내면서 ‘힐링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주인공들의 치열한 도전기도 드라마의 중요한 요소였지만, 땅끝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이 주는 행복도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가 됐던 것. 이를 통해 치열한 경쟁이 아닌,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함께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새로운 메시지가 도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로맨스와 스포츠를 결합한 작품들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는 1998년,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리면서 펜싱을 중요한 소재로 삼았다.


IMF로 팀이 없어지면서 꿈을 포기할 위기에 처한 나희도(김태리 분)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시대의 아픔에 어떻게 맞서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줬다. 여기에 나희도, 고유림(보나 분)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경쟁’이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본격 스포츠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시대의 아픔에 맞서며 성장하는 청춘들의 서사와 펜싱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한층 신선한 청춘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다.


현재 방송 중인 KBS2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이하 ‘너가속’)은 본격 스포츠 로맨스를 표방하면서 여느 스포츠 또는 로맨스 드라마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배드민턴 혼합 복식조로 만나게 될 박태양과 박태준이 선수로서 합을 맞추면서, 서로를 향한 사랑도 키워나가는 과정을 동시에 그려내면서 스포츠와 멜로의 직접적 결합을 시도 중인 것. 이 두 서사가 어우러져 어떤 재미를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 배드민턴에 목숨 거는 선수와 이제는 배드민턴이 ‘현실’이 된 선수가 화합하는 과정에서 어떤 메시지가 담기게 될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스포츠 드라마의 매력에 새로운 장르를 결합하고, 이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메시지들을 담아내려는 노력들이 이뤄지면서, 스포츠 드라마의 한계가 기분 좋게 깨지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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