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원통형 배터리 수요 및 원자재 가격 판가 연동 효과 '톡톡'
"올해 매출 목표 19조2천억…품질 역량 강화 및 리스크 관리"
LG에너지솔루션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중국 도시 봉쇄, 물류 대란 등 여러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1분기 25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에만 7조원의 배터리 시설 투자를 단행, 글로벌 생산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대형 리콜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품질 개선을 강화하는 한편 데이터 추적성을 높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도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2022년 1분기 실적발표회'를 열고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4조3423억 원, 영업이익 2589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4.1%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6%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2500억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은 EV용 원통형 배터리 수요 견조와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분 판가 연동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공정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도 영향을 미쳤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전무)는 "매출과 손익에서의 중요 포인트는 QCD(품질, 비용, 납기)와 4M(인재, 설비, 재료, 작업방식)"이라며 "전기차는 상당 부분 메탈 가격과 연동돼있었고 나머지 메탈도 고객과 협의해 연동하는 작업을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장선상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장기적이고도 안정적인 공급체계가 필요하다. 관계사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서플라이체인(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리스크 대응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전무는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면서 "수익성도 1분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글로벌 OEM 확보로 3월 말 현재 배터리 수주잔고는 300조원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배터리를 공급하는 주요 완성차업체는 GM,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현대차·기아, 르노, 볼보 등이 있다.
각 지역별 설비 투자 등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생산 능력을 올해 말 200GWh(기가와트아워) 수준에서 2025년 기준 520GWh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JV(조인트벤처, 합작투자)와 단일공장 등 구축으로 글로벌 비중은 2025년까지 북미 41%, 아시아 37%, 유럽 22%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가 높은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도 확충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 예상되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은 60GWh"라며 "뉴폼팩터(New Form Factor) 포함 신제품 개발 등으로 원통형 배터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양적 성장 뿐 아니라 품질 등 질적 개선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수주는 드롭(drop)시키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8대 품질 개선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특히 과거 배터리 화재 및 대규모 리콜 재발방지를 위해 원인 분석과 추적성 강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최근 일어난 화재/리콜 문제를 자체 파악해본 바 대부분이 차체 결함 문제나 배터리 아닌 다른 소재 결함으로 발생한 것이 많다"면서 "여러 추적성을 강화해 억울하게 누명쓰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형 확대 및 내실 성장 노력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을 무난하게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17조9000억 원) 대비 약 1조3000억 원 늘어난 19조2000억 원이다.
설비투자(CAPEX)는 7조원으로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10조2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유입, JV(조인트벤처) 출자 등을 통해 (설비 투자)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외부 차입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필요 시 회사채 발행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수익성 개선 ▲제품 경쟁력 확보 ▲품질 역량 강화 등 올해 주요 실행 과제도 함께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판가 연동 메탈 범위를 기존 리튬, 니켈, 코발트에서 구리, 알루미늄, 망간 등까지 확대 적용한다. 음극재, 전해액, 바인더, 분리막 등 비메탈 원재료의 경우에도 가격 상승 요인을 판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 향후 리스크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파우치형 제품의 경우 열 확산 억제 팩 솔루션 확보, 코발트 프리(Cobalt free) 등 신규 소재 기반의 EV·ESS 제품을 개발하고 원통형 제품의 경우 고용량 신규 폼팩터 제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