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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로 맞대응하는 서방국과 러시아, 누가 더 손해?


입력 2022.04.29 00:23 수정 2022.04.29 00:33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러, 폴란드·불가리아 천연가스 공급 중단

루블화 지불 거절 이유

美, 천연가스 자체 수출 늘려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폴란드의 시설ⓒ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서방국과 러시아가 국가 간 제재를 주고받으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미국은 자체 수출을 늘리는 것으로 응수했다. EU(유럽연합)는 러시아 제재에 맞서 EU 주변국에서 부족분을 수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27일(현지시간) CNN과 알자지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대(對)러시아 추가제재를 강화하자 러시아는 불가리아와 폴란드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맞불을 놨다.


불가리아와 폴란드 고위 관계자들은 러시아 에너지 대기업 가즈프롬 측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천연가스 공급이 27일부터 중단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불가리아와 폴란드에 대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은 두 나라가 천연가스 대금으로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지불을 거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즈프롬 홍보관계자인 세르게이 쿠프리야노프는 "폴란드 측이 지불 절차에 따라 천연가스 공급에 대한 비용을 루블화로 지불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우호적인 해외 구매자는 미국 달러와 유로 대신 루블화로 거래해야 할 것"이라고 발표한 후 실질적 조치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만 제한한 러시아의 조치는 그간 서방이 가한 대(對)러시아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과 EU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자 금융제재를 시작으로 산업·통상 등 전방위에 걸쳐 경제제재를 가한 바 있다.


이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과 영국, EU 등 러시아가 지정한 비우호국에 러시아 천연가스 구매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라는 대통령령에 서명하며 맞불을 놨다.


헝가리를 제외한 다른 유럽 국가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방적인 계약 위반과 제재 위반'이라며러시아 측 요구를 거부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약 97% 가량의 (러시아 공급 천연가스) 대금 결제가 유로나 달러로 이뤄지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며 "루블로 지불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는 일방적인 결정으로 계약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EU회원국 내 천연가스 수입사들에게 계약서에 루블화 결제를 명시한 경우가 아니라면 루블화 결제는 러시아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러시아 요구에 굴복하면 안 된다"며 "이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 기업에도 큰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관련 조치에 대해 EU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 회원국 간 분열을 바라는 러시아의 시도는 또 실패했다"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된 두 국가가 현재 EU 주변국에서 부족분을 수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이번 천연가스 중단 사태와 관련한 대응책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는 이날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2곳에 하루 5억 세제곱피트(약 1415만㎥)의 LNG 수출을 추가로 허용하기로 했다.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인 카타르 페트롤리엄과 미국 엑손모빌이 공동 추진하는 미국 멕시코만 연안 텍사스주의 골든 패스 LNG 프로젝트와 글렌판그룹이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매그놀리아 LNG 프로젝트가 해당 조치에 포함된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승인으로 (천연가스를) 생산하려는 이들이 자유롭게 유럽으로 수출할 수 있게 허용할 수 있음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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