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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재판 출석 정영학 “곽상도 ‘삼수갑산 가도 할 건 해야’ 말해”


입력 2022.05.04 14:08 수정 2022.05.04 15:59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곽상도 측 “착각한 것 아닌가” 되물어…정영학 “인터넷에서 찾아 기억해”

곽상도 측이 어떤 발언에 대한 대답인지 묻자 “종합적인 상황에서 말해”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달 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1심 속행 공판에서 휴정 시간을 맞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15년 정영학 회계사를 두 차례 만나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사업계획을 듣고 사업을 추진하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정 회계사의 증언이 나왔다.


정 회계사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이 법정에서 공개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정 회계사는 검찰 조사에서 2015년 2월 말 곽 전 의원이 일하던 변호사 사무실에 두 차례 찾아가 대장동 사업계획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한 곽 전 의원을 두 번째 만났을 당시 “곽 전 의원이 ‘삼수갑산에 가더라도 할 건 해야지’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삼수갑산은 발길이 닿기 힘든 오지를 뜻하는 말로, 곽 전 의원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독려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자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곽상도 피고인은 삼수갑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정 회계사의 진술이 사실인지 되물었다.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이 “혹시 다른 사람에게 듣고 착각한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정 회계사는 “제가 회계사라 한문에 약해서 삼수갑산의 뜻을 인터넷에서 찾아봐서 기억한다”고 답했다.


특히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정 회계사가 곽 전 의원의 삼수갑산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에 대해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계사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이런 부동산 개발 사업은 위험도 크다”고 밝히자, 곽 전 의원이 이같이 대답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공판에선 정 회계사가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인데 사업을 해도 괜찮겠나”라고 묻자, 곽 전 의원에게서 삼수갑산 발언이 나왔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의 변호인은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면서 “증인의 어떤 발언에 대한 대답으로 곽상도 피고인이 삼수갑산을 언급했나”라고 재차 물었고, 정 회계사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종합적인 상황에서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응답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 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지난해 4월 말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는다.


또한 20대 총선 전후인 2016년 3~4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정 회계사는 자신이 김만배 씨의 지시로 곽 전 의원을 두 차례 만나 대장동 사업계획을 설명했다고 주장했지만, 곽 전 의원은 당시 대장동 사업에 영향을 행사할 지위가 아니었으며 사업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핵심 증인인 정 회계사는 앞선 공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해 병채씨에게 지급된 화천대유 퇴직금에 대해 김씨가 “컨소시엄을 깨지지 않게 하는 대가”라고 말한 것을 전해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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