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00선 붕괴, 코스닥 860선 하회
환율은 3거래일 연고점 경신...1276.4원
인플레이션을 넘어선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 우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지지선으로 여겼던 2600선이 무너지는 등 국내 증시는 연일 하락세로 원·달러 환율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1280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25p(0.55%) 하락한 2596.55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1년5개월여 만이다.
이날 개장하자마자 지지선으로 여겨진 2600선이 붕괴된데 이어 장 초반 한때 2553.01까지 떨어지며 지난 1월 28일 기록한 기존 연저점(2591.53)은 물론, 장중 저가 기준으로는 지난 2020년 11월 20일(2538.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0p(0.55%) 하락한 856.14로 거래를 마감하며 860선이 무너졌다.
이는 앞서 미국 뉴욕 증시가 급락한 영향이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653.67포인트(1.99%) 내린 3만2245.70으로, S&P500지수는 132.10포인트(3.20%) 내린 3991.24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521.41포인트(4.29%) 하락한 1만1623.25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도 강달러와 위험 회피 심리 지속으로 인해 계속 상승하며 이제 1300원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2.4원(0.19%) 오른 1276.4원에 마감했다. 이는 장 마감 기준으로 2020년 3월19일(1285.7원)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 거래일 보다 2원 오른 1276원에 개장한 직후 빠른 속도로 상승하며 장중 한때 1278.9원까지 급등하며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오후 들어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위안화 강세로 인해 레벨을 다소 낮췄다.
당초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 폭으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지속,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리스크 등 겹악재가 그대로 남아 있어 증시와 환율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주요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긴축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와 환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1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증시와 환율의 흐름을 좌우할 변곡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다음날인 12일에 나오는 4월 생산자 물가지수도 주목되는 지표다.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임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명목 소득은 증가해도 실질 소득은 감소할 수 밖에 없는데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의 상승은 다른 소비 여력의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 소비 감소”라며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이자비용 상승도 가계의 실질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