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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현실 육아 예능 뜨고, 판타지 육아 예능 진다


입력 2022.05.12 08:32 수정 2022.05.12 08:3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슈퍼맨이 돌아왔다' 시청률 1%대 기록...자체 최저

'금쪽같은 내새끼' '고딩엄빠' '내가 키운다' 등은 인기

지난 6일 방송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시청률은 1.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떨어졌다. 기존 일요일에 방송되던 방송을 지난달 22일부터 오후 10시 10분으로 편성을 바꾸면서 시청률이 하락세를 타다가 결국 1%대로 떨어져, 자체 최저 시청률을 찍은 것이다.


ⓒKBS2 ⓒKBS2

자녀를 양육하는데 있어서 부모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예능가에서도 ‘육아 예능’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콘텐츠가 됐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한때 20%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육아 예능의 전성기를 이끈 프로그램으로도 통한다.


‘god의 육아일기’를 시작으로 2000년대 들어서 ‘아빠 어디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 마이 베이비’ 등이 다수 론칭하면서 육아 예능의 전성기를 맞았고, 최근에도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등이 여전히 인기 콘텐츠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같은 육아 예능이라도 분명 20년 전과 지금은 차별점이 있다.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하는 예능가에서 20여 년간 하나의 장르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도, 대중의 관심사를 캐치하고 같은 장르 안에서의 변주를 주면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동시기에 방영된 프로그램이 종영을 맞은 것도 이런 트렌드 변화에 따른 결정이었다. ‘아빠 어디가’는 2015년, ‘오! 마이 베이비’는 2016년 종영했다. 유일하게 기존 형태를 유지한 채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현재까지 방송을 이어오고 있지만 사실상 이 프로그램의 생명력은 이미 다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시청률 역시 2020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고, 올해 초 시청률이 3%대까지 떨어졌다. ‘예능 황금시간대’로 불리는 금요일 오후 10시대로 편성을 이동한 것 역시 반등을 꾀하고자 하는 의도였으나, 오히려 비슷한 시간에 방영되는 예능 프로그램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는 물론 SBS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 MBC ‘내일’ 등에 밀려 1%대 시청률까지 떨어지게 됐다.


다만 ‘슈퍼맨의 돌아왔다’의 추락이 편성의 실패라거나, 육아 예능 생명력의 한계라고 단정짓긴 어렵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금쪽같은 내 새끼’와 ‘고딩엄빠’ ‘내가 키운다’ 등 현재 방영되고 있는 육아 예능은 대부분 종편, 케이블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시청률이 3%대를 웃돈다. 편성이나 육아 예능이라는 장르가 아니라, 대중들이 더 이상 방송에서 보여주는 ‘판타지’에 속지 않는다는 것이다.


2000년대부터 흥했던 육아 예능은 대부분 리얼한 생활상을 보여주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한 가족의 행복한 일부의 순간과 풍요로움을 전시하는 식이었다. 이런 ‘판타지’가 일반 시청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반면 최근 육아 예능은 현실과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현실적인 육아 문제와 고민, 그리고 이에 대한 솔루션을 주고 우리 사회에 큰 시사점을 던지기도 한다. 다소 폭력적이고, 불편할 수 있는 장면들이 다수 묘사됨에도 호평을 얻는 건 현실에서 충분이 있을만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불편함 보단 ‘공감’과 솔루션을 통한 ‘위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또 다른 육아 예능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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