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혼란 수습·지지율 반등 과제
'임시대행 체제' 작동 어려운 환경
尹心 과시했지만 거리두기 가능성도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를 드러내는 한편 장제원 의원과의 불화설은 일축했다. 당내에서 제기되는 '조기 전당대회' 주장 목소리에도 "경청하겠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6개월간 당을 이끌게 된 권 대행은 윤석열 정부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면서, 당을 안정시키고 윤 대통령 지지율 반등을 꾀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 지지율 장기 정체 시엔 대통령실과 거리를 둘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 대행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참석 직후 취재진과 만나 '장제원 의원과의 불화설'에 대해 "장 의원과 나의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추측이 난무하는 것 같다"며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투톱으로 손꼽히는 권 대행과 장 의원은 최근 이준석 당대표 징계 이후 당내 혼란 수습 방안을 놓고 갈등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장 의원은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공식화하는 자리였던 지난 12일 의원총회에 불참했으며, 지난 주말에는 윤석열 대통령-윤핵관 회동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행은 '장 의원 의총 불참이 지도 체제 관해 이견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엔 "사전에 장 의원으로부터 지역구 일정이 있어 불참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일축했다.
지난 주말 윤 대통령과 회동자리에 장 의원이 불참한 것에 대해선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 및 대화 내용은 공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10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윤핵관 회동엔 권 대행을 비롯해 윤한홍·이철규 의원 등이 자리해 '이준석 당대표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지역구에 내려간 장 의원은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 대행이 불화설을 일축했지만 정치권에선 '권성동-장제원'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두 사람이 차기 당권에 대해 각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권 대행은 자신의 원내대표 임기가 끝나는 내년 4월 이후 전당대회가 열리기를 원하고 있으며, 장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분간은 여권에서 권 대행 입김이 강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내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목소리를 소수의견으로 규정한 뒤 속전속결로 '당대표 권한 대행체제'로 전환하며 1차적으로 당내 승기를 잡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의 회동이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까지 얻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권 대행은 조기 전당대회 주장에 대해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일부 중진을 중심으로 지도부 총사퇴 후 비대위 체제 혹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엔 "당내에는 항상 다양한 목소리 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것"이라며 "그러한 목소리로 경청하며 당내 운영을 잘 해나가겠다"고 했다.
5선 조경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대표가 중징계를 받은 상황이면 지도부가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최고위원, 지도부 총사퇴를 하고 비대위, 전당대회 체제로 가서 새 지도부를 뽑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3선 조해진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입니다'에서 "원내대표 한 사람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 역할을 다 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어려워서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직무대행 본인도 본인이 감당하지 못하는 일들로 인해서 결과적으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도 올 수가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다만 '당대표 임시대행 체제'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경제위기는 커지고 코로나는 재확산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체제가 잘 작동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는 여권에 악화요인밖에 없어 여권 전반의 지지율이 올라가기 힘든 상황"이라며 "특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진다면 권성동 대행이 당과 정부를 차별화 시키며 대통령실과 긴장관계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