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최근해외경제 동향 발표
가스공급 중단, EU경기 침체↑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로지역의 가스중단 발(發)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우리경제의 수출에도 비상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 동향’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과 유로지역의 꼬리위험(Tail risk)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점차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 수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꼬리위험이란 통계적으로 발생확률은 낮지만, 발생했을 경우 손실은 매우 큰 리스크를 의미한다.
한은은 미국 경제가 5월 들어 소매판매가 감소로 전환하고 산업생산 증가세가 약화됐으나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양호한 고용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또한 산업생산 증가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주택착공도 급감하는 등 건설경기도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당분간 높은 수준의 물가 오름세와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특히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9.1%)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점에 주목했다. 아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으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1%p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유로지역 경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약화됐다는 분석했다. 4월 이후 산업생산은 증가했으나 소매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심리도 위축됐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수급차질 가능성으로 성장경로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유럽중앙은행은 러시아로부터의 천연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유로지역 경제성장률이 올해 1.3%, 내년에는 -1.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100달러 대로 하락했다. 지난 4월 두바이 유가는 102.7에서 5월 108.3달러를 기록했으며 6월에는 114.7달러로 나타났다. 이달 13일 종가 기준으로는 104.2달러로 떨어졌다.
한은은 “EU의 러시아 산(産) 원유수입 제한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7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침체에 따른 하방리스크와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상방리스크가 혼재돼 있어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주요 IB들도 향후 국제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견해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 등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일시적이며 향후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반면 씨티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은 러시아의 가스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제조업 생산차질과 물가상승 압력 증대로 유로지역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이러한 꼬리위험에 대한 우려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는 이유다.
한은은 “미국의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과 유로지역의 꼬리위험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점차 확대되는 등 글로벌 경기에 대한 리스크가 높은 상황”이라며 “천연가스發 경기침체는 거대 내수시장인 EU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미침으로써 우리 수출에의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