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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 시중銀 신용대출 '이자 장사' 제일 심각


입력 2022.09.27 06:00 수정 2022.09.26 23:42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예대금리차 3%P대 유일

대출 이자율 6% 웃돌아

서울 공평동 SC제일은행 본점 전경.ⓒSC제일은행

SC제일은행의 신용대출과 예금 사이의 금리 격차가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3%포인트(p)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예대금리 차이가 크다는 건 다른 은행들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 마진을 챙기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제일은행은 시중은행 중 홀로 6%를 웃도는 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기록하면서, 과도한 이자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6개 시중은행 가운데 소매금융 사업에서 철수한 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하고, 나머지 다섯 곳의 지난 달 신규취급액 기준 신용대출 예대금리차는 평균 2.57%p를 기록했다.


은행별로 보면 제일은행의 신용대출 예대금리차가 3.60%p로 최대였다. 시중은행에서 해당 수치가 3%를 넘는 유일한 사례였다.


나머지 은행들의 신용대출 예대금리차는 대부분 2%p대를 나타냈다. 국민은행이 2.53%p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2.45%p와 2.30%p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신용대출 예대금리차는 1.95%p로 조사 대상 은행들 중 가장 낮았다.


시중은행 신용대출 예대금리차.ⓒ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른바 마이너스통장으로 불리는 신용한도대출에서도 제일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제일 큰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한도대출은 약정 기간 동안 일정 금액 내에서 수시로 대출과 상환이 가능하도록 한 신용대출의 일종이다.


시중은행의 신용한도대출 예대금리차는 평균 2.63%p였다. 이 역시 제일은행이 3.24%p로 유일하게 3%p대를 나타냈다. 다른 은행들의 신용한도대출 예대금리차는 ▲국민은행 2.76%p ▲신한은행 2.63%p ▲우리은행 2.52%p ▲하나은행 2.99%p 순이었다.


제일은행의 신용대출 예대금리 간 격차가 이처럼 큰 이유는 간단하다. 그 만큼 대출을 내주면서 비싼 이자를 받고 있어서다.


제일은행이 지난 달 새로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6.70%에 달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 평균인 5.65%보다 1%p 이상 높은 수치다. 다른 은행들의 가계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국민은행 5.52% ▲신한은행 5.47% ▲우리은행 5.38% ▲하나은행 5.16% 등으로 모두 5%대였다.


특히 이 같은 예대금리차 공개가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완화하기 위한 새 정부의 정책임을 감안하면, 그 차이가 큰 곳일수록 느끼게 될 부담감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달부터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비교 공시하기 시작했다. 이는 은행들이 과도한 이자 장사로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 윤석열 정부의 금융 공약 중 하나다.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에게 보다 나은 이자율의 상품이 공급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첫 공시 이후 은행권은 저소득·저신용 서민 대상의 정책금융상품의 금리가 높아 이를 많이 취급할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왜곡 현상을 지적했고, 이번 통계부터 일부 정책금융상품을 제외한 예대금리차가 따로 공개돼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별 조달·운용 금리 구조상 저마다 사정이 있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크게 나타날 경우 정부 정책 기조 상 압박감을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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