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병 확보 위한 절차 진행 중"
"국외 수사기관 등과 협조…신속하게 실체를 밝힐 것"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가 '테라·루나 폭락 사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적색 수배를 발령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인터폴이 권 대표에 대한 적색수배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 테라·루나 수사팀은 이달 중순께 권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 6명의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다. 검찰은 이들 중 외국 국적자 1명을 제외한 5명에 대해선 외교부에 여권 무효화 조치도 요청했다.
권 대표는 지난 4월 싱가포르로 출국했고, 지난 5월에 그의 가족들도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테라폼랩스의 재무 관련 핵심 인물들도 대부분 비슷한 시기에 싱가포르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당초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싱가포르 경찰은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권 대표가 싱가포르에 없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자신이 도주 중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검찰의 생각은 다르다. 검찰은 "권 대표 체포영장은 도주 정황이 명백하고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어 발부될 수 있었다"며 "출국 당시 제반 정황과 그 이후 태도 등에 비춰보면 수사를 피하고자 싱가포르로 도주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권 대표의 소재지를 압축해 수사망을 좁혀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팀은 "현재 권도형의 소재 확인, 신병 확보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국외 수사기관 등과 협조해 신속하게 실체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한편 테라는 법정화폐와 연동하도록 설계된 코인이다. 루나는 테라의 가격을 떠받치는 자매 통화다. 테라는 한 때 스테이블코인 중 시가총액 3위에 올랐고, 루나도 암호화폐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중순쯤 이 두 코인의 가격은 99% 넘게 폭락해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었다.
당시 테라폼랩스는 연 20%의 이율을 지급한다고 홍보해왔으나, 폭락 사태로 테라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국내 뿐만아니라 해외에서도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지난 5월 권 대표가 코인의 하자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고, 이것이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에 해당한다며 권 대표를 사기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사건을 배당 받은 합동수사단은 사건을 약 4개월간 수사를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