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 44억5000만 달러 적자
올해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30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항목 중 수출과 수입 간 격차를 뜻하는 상품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지속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1년 전과 비교해 104억9000만 달러 줄었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비중이 가장 큰 상품수지가 2개월 연속 전자를 지속한 영향이 컸다.
올해 8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60억3000만 달러) 흑자에서 44억5000만 달러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가 적자를 낸 것은 2012년 4월 이후 처음이며,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의 격차를 의미한다.
수출은 6.6% 늘어난 566억6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석유제품,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22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대(對)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증가폭은 크게 축소됐다. 통관 기준으로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1.8% 늘었다. 승용차는 38.2%, 가전제품 16.4% 늘어난 반면 반도체는 –7%를 기록했다 .
수입은 661억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8.2% 늘었나며 20개월 연속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8월까지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이 확대된 영향이다.
품목별로 보면 원자재 수입이 36.1% 늘었다. 원자재 중에서는 원유 73.1%, 가스 117.1%가 크게 늘었다.
상품수지는 재화의 수출입 격차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무역수지와 비슷하다. 집계 방식이 달라 결과적으로 액수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무역수지와 상품수지는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최근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상품수지도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운송·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거래를 포괄한 서비스수지는 7억7000만 달러로 적자 전환했다. 운송수지가 수출화풀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전년 동월 대비 1억1000만 달러 축소됐고, 여행수지 적자폭도 3억6000만 달러로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22억4000만 달러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폭은 전년 동월 대비 16억 달러 확대됐다. 이 가운데 배당소득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13억8000만 달러 늘었다.
이전소득수지는 7000만 달러로 두 달 연속 적자로 집계됐다. 이전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대가 없이 주고받은 무상원조, 증여성 송금 등의 차이를 의미한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6억1000만 달러 줄었다. 직접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6억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8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억1000만 달러 늘면서 2020년 4월 이후 2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25억9000만 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