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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남일 아닌 ‘사이버 범죄’…영화·드라마가 이렇게 보여준다


입력 2022.11.21 15:30 수정 2022.11.21 15:5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데이팅 앱 범죄 다룬 ‘썸바디’→디지털 성범죄 파헤친 ‘유포자들’

지난 2020년 ‘N번방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졌었다. 불법 제작한 성착취물이 온라인 메신저 대화방에서 대량 유포된 것은 물론, 10대들까지도 피해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악성 댓글, 보이스피싱은 물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그루밍과 사이버불링 등 그 종류와 방식도 점차 다양하고 교묘해지면서, 사이버 범죄가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일상과 먼 일이 아니게 됐다. 이에 영화, 드라마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조명하면서 경각심을 전하고 있다.


12일 개봉을 앞둔 영화 ‘유포자들’은 익명의 사이버 공간에서 행해지는 사이버 폭력,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실체를 담은 작품이다. 현대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을 소재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이버 성범죄의 실상을 영화 속 인물들을 따라가며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썸바디’는 데이팅 앱을 통한 범죄를 소재로 삼고 있다.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를 매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개발자 섬(강해림)과 주변 친구들이 의문의 인물 윤오(김영광)와 얽히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로, 나만의 누군가를 찾아 연결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소셜 커넥팅 앱’이라는 소재 안에 녹여낸 작품이다.


‘유포자들’과 ‘썸바디’ 모두 범죄 스릴러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이버 범죄가 작품의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각각 불법 촬영물 유포, 데이팅 앱 범죄 등 현대사회의 한 단면을 담아내면서 현실감을 높이고 있다.


범죄를 한층 디테일하게 추적하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충격을 느끼게 하는 흐름도 생겨났다. 지난 9월 개봉한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 분)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설계자 곽프로(김무열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 범죄 액션물이었다. 액션 장르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보이스피싱 범죄가 어떤 방식으로 자행되고, 또 그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철저하게 파괴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철저하게 파헤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의 섬뜩함을 체감하게 한다.


지난 5월 넷플릭스는 사이버 범죄 추적 다큐멘터리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을 통해 우리 사회를 강타했던 n번방 사건을 추적해 나갔다.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는 해당 사건을 보도한 기자를 비롯해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 경찰, 변호인 등 총 다양한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범죄의 실체를 파헤쳤다. 장르적 재미 안에 심각성을 녹여낸 영화들과는 달리, 다큐멘터리를 통해 사이버 범죄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임을 상기시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실제 관련인들의 인터뷰는 물론, 모바일 채팅 화면을 재연해 신종 범죄 유형에 속하는 사이버 성범죄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등 시청자들의 빠른 이해를 도우면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해내기도 했다.


데이팅 앱을 써 본 적이 없어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는 ‘썸바디’의 정지우 감독은 “사실은 버겁게 작업했다. 이 앱을 일상적으로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하기로 하고 열심히 시도해본 사람이라 그것이 가진 한계가 저에게 있었다”고 말하면서도 “핸드폰이 발명된 이후 멜로 드라마의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하더라. 이제는 SNS로, 소셜앱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가 만들어지고 난 뒤에 완전히 다른 의미의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찬찬히 보고 더 좋은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었다.


정 감독의 말처럼 사이버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를 소재로 삼는 작품들의 등장이 자연스러워지는 한편, 각자의 방식대로 소재를 풀어내면서 뚜렷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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