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불안 리스크 대비 '방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사장들이 모두 유임됐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며, 리스크 대비에 보다 힘을 싣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8일 발표한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전영묵 사장의 유임을 확정했다. 2020년 3월 선임된 전 사장은 경영성과를 인정받으며 3년째 삼성생명을 이끌어 왔다.
그는 삼성생명으로 입사해 사장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과 삼성증권 최고재무책임자, 삼성자산운용 최고경영자 등을 역임했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전 사장과 함께 박종문 사장 투톱 체제로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금융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TF)장을 맡아 온 박종문 부사장을 자산운용부문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다.
박 사장은 2018년 12월 금융경쟁력제고 TF장으로 보임된 이후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발굴 등을 통해 금융의 미래 먹거리 창출과 경쟁력 제고를 지원해 왔다. 앞서 삼성생명 지원팀장 상무와 해외사업본부 임원을 거쳐 경영지원실과 CPC전략실장 등을 거쳤다.
삼성 보험 형제인 삼성화재를 이끌고 있는 홍원학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까지다. 홍 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화재에 수장이 돼 아직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이번 인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도 유임이 확정됐다. 김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지만, 이번 사장단 인사 결과에 따라 계속 사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상태로,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까지다.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사장 역시 수장 자리에 오른 지 1년도 안 돼 이번 인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의 유임은 계속되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불안한 시기에 수장을 교체하기 보다는 기존 리더십을 유지함으로써 경영 안정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모양새다.
특히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본격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맞아 큰 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다.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 기준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는 크게 늘어난다. 요즘 보험업계가 자본 확충과 더불어 이익 확대에 그 어느 때보다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다.
삼성 금융 계열사들은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