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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일당, 김만배 압박해 받은 100억 원으로 남경필 동생 건물 매입


입력 2022.12.15 11:39 수정 2022.12.15 14:41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김만배, '이기성·나석규 내용증명' 압박 받아…109억 원 전달

나석규, 부동산 구매대금 70억 원 사용…남경필 친동생 소유 건물 매입

오피스텔 신축 사업 건축주, 남욱 소유 '엔에스제이홀딩스'

남욱, 이기성·나석규와 사전 모의…김만배 압박 의혹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 뉴시스

'대장동 일당'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압박해 받아낸 100억 원으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동생 소유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부동산 개발 사업에는 남욱 변호사 소유 회사도 이름을 올렸다. 로비 자금 조성에 일조한 대장동 일당은 김 씨에게 받아낸 돈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KH그룹 관련 주식에도 수십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수사팀은 위례·대장동 사업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기성 씨와 토목업자 나석규 씨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씨로부터 나 씨에게로 전달된 100억 원의 용처를 확인했다.


김 씨는 2019년 4월 박영수 전 특별검사 인척인 이 씨에게 109억 원을 건넸고, 이 씨는 이 중 100억 원을 나 씨에게 전달했다.


김 씨는 대장동 사업 인허가 로비 등 명목으로 42억여 원을 줬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기성·나석규 내용증명서'로 압박을 받다가 이들에게 돈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나 씨는 검찰 조사에서 100억 원 사용처에 대해 "부동산 구매대금으로 70억 원을 썼고, 30억 원은 대양금속 주식 매입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그는 2019년 2월 경기도 용인시의 한 건물을 76억 원가량에 매입하기로 계약했다.


김만배 씨 ⓒ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매매 계약은 김 씨가 돈을 건네기 전에 체결됐으나, 잔금은 돈을 받은 뒤인 같은 해 6월 3일 치렀다. 김 씨가 돈을 줄 것을 미리 알고 건물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해당 건물 원소유주는 남 전 지사의 친동생이었다. 다만 나 씨는 계약 당시 이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나 씨는 빌딩을 오피스텔로 신축해 분양사업을 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작성된 오피스텔 사업 건축설계용역계약서를 보면, 건축주는 남 변호사 소유의 '엔에스제이홀딩스'가 적시됐다. 남 변호사는 2016년 이기성·나석규 씨 등과 사전 모의해 내용증명서 작성에 관여한 뒤 김 씨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씨에게 돈을 받아내는 과정과, 그 돈으로 진행된 부동산 개발사업까지 남 변호사가 당시 이들과 한 몸처럼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씨가 나 씨를 상대로 '나 씨가 대장동 토목 사업권을 따내려 20억 원을 이 씨에게 건넸다가 사업권을 얻지 못하자, 공갈·협박해 100억 원을 받아냈다'는 취지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도 대장동 일당 내용증명 작성 경위와 배당수익 자금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나 씨는 빌딩 구입 이외에 2019년 12월 KH그룹이 대양금속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투자조합 지분 25만 주를 매입하는 데도 30억 원을 사용했다. KH그룹은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 소유의 착한이인베스트와 수십억 원대 거래를 하는 등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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