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문제? 끈질겨야 일본에 이긴다"

입력 2008.07.17 17:34  수정

<대변인에게 듣는다②-조윤선>변호사→부행장→한나라대변인

"솔직하고 긍정적이지만 내심 상처받는 성격…정무위 맡고파"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

독도 때문에 전국이 난리다. 아니 일본 때문에 대한민국에 난리가 났다. 일본이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의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한 이후 정치권에선 ‘대마도까지 한국땅이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아예 도쿄를 한국땅이라고 우기자’는 한 줄의 댓글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출했다. 쇠고기 파동 이후 독도문제가 7월의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 시점.

조윤선을 인터뷰하다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집권 여당 대변인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42)은 요즘 연일 독도에 관한 논평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지 4개월이 밖에 되지 않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해 촉발된 촛불정국, 국회 등원 문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에 바로 독도 문제까지 연일 터지는 악재로 “하루하루가 너무 바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로펌 변호사나 금융기관의 임원이나 공당의 대변인이나 그에게 다가오는 일의 노하우는 비슷하다고 한다. 정치인도 조직인의 일원으로 서로 독려하면서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어 유사한 점이 많다는 얘기다. 계약 협상 전문가로 활동했던 그는 “협상을 잘 하려면 체력과 인내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우리가 일본과의 독도 싸움에서 ´끈질긴 승부´를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
일본의 이같은 의도에 대해 그는 “결국 분쟁지역으로 몰고 가서 독도를 빼앗겠다는 장기적 계획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 “일본이 다른 분쟁 지역 등에서 어떻게 해 왔는가를 분석한 뒤 우리가 이에 면밀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 당 지도부와 독도를 방문했던 그는 “독도는 사람들이 살기에는 환경이 좋지 않지만, 자원 개발이나 생태조사적 측면 등을 볼 때 대외적으로 끈질기지 않으면 우리가 정말 위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실체적 지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독도 문제가 중요한 만큼 여야의 합심도 그만큼 중요하다. 그는 “여야 어느 쪽이 독도를 먼저 선점했다고 경쟁할 게 아니라 정치권차원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며 “이미 국회 차원에서 ‘독도수호특별대책위’를 만들어 같이 활동을 하자고 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기가 대한민국 맞나."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중학교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겠다는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통보에 대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리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한 것에 대해 그는 ´발끈´ 했다. "완전 오보다. 세상에 어느 나라 대통령이 자기나라 땅을 헐값에 팔겠느냐."라고.

그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특히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처럼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듣고 정말 여기가 대한민국 맞느냐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최근 방송기자클럽에서 ´대북 핫라인이 전부 불통´이라고 공개 비난한 것에 대해 조 대변인은 동의했다. 그는 “종전에 대북 핫라인이 개설됐다고 대서특필로 국민들에게 알렸던 내용들이 지금 전혀 작동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일방적으로 북한에서 전화받기를 거절하면 속수무책인 게 현실인 것을 박 대표가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 초기 잇따른 ´악재´에 대해 “사실 국정 운영을 하다보면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합심해서 이 위기를 극복해야 될 때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운이 좋았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
그는 변호사·금융권 임직원·여당 대변인 등 남들이 쉽게 갈 수 없는 길을 순탄하게 전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 주셨다. 그 만큼 제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02년 이회창 선거캠프 공동 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이번 18대 국회입성에 성공했다.

‘정치인이 아닌 인간 조윤선’에 대해 말해 달라는 다소 애궂은 질문에도 “저는 솔직하고 긍정적이고 굉장히 열정적”이라며 “하지만 내성적인 면도 많이 있어 상처도 많이 받는다. 그런 면을 감추려고 얘를 쓰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굉장히 강한가 보다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실은 무지 상처받는 성격”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5학년인 딸 둘을 가진 엄마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로 찾아 갔을 때 그의 책상에서 가장 눈에 띄게 찾아볼 수 있었던 게 두 딸의 사진이었다. "딸들이 엄마를 많이 닮으셨네요?"라는 물음에 "작은 애가 많이 닮았죠?"라고 되물었다.

“아이들의 의견을 굉장히 존중하면서 키운다. 독립성이 키워지고 애들이 엄마한테 의존하지 않고 본인이 해야 되는 것에 대해 본인 스스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엄마들은 잘 해 주는데, 시간이 많이 없어 잘 해 주지 못해 언제나 미안하다.” 자녀를 키우는 데 대한 그의 원칙은 ´자립심´을 키워주는 것이라 한다. 남편은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체조선수 꿈? 키가 커 버려 중도 포기"

그는 학창시절 체조선수를 꿈꿨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서 한번은 몸이 많이 아파 한 두달을 학교에 가지 못했다고. “학교를 못 가면서도 운동을 하긴 했는데, 그렇게 하다가 키가 너무 많이 커 버렸다”. 키가 너무 커서 체조선수로서 둔하게 보인다는 지적에 운동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열공을 거듭, 서울대 외교학과에 입학했다.

조 대변인은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예술교양서를 낼 정도로 예술 분야에 조예가 깊다. 그가 오페라를 좋아하는 이유는 “인간의 오감을 한꺼번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장르가 흔지 않다”는 것.

그는 “하나의 작품이 100년, 200년 이상 된 것도 연주 또는 연출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된다”면서 “원작을 재창작하는 데 있어 한계를 보이곤 하는데 그런 점에서 오페라 고전은 인간이 재창작할 수 있는 외연이 어디까지인가를 알게 하는 곳”이라며 오페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


다음은 조 대변인과의 일문일답이다.


- 민주당과 독도 선점 경쟁으로 인해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았다.

"사실은 여야가 공동으로 결의문을 발표하자고 제안을 해서 개원함과 동시에 결의문을 발표했다. 같이 결의문을 발표했으니깐 민주당에서 독도를 방문하겠다고 해서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다. 헬기 사정상 같이 가는 게 어려웠다. 선점 경쟁이 아니다. 민주당이 먼저 방문을 하겠다고 했고 그럼 우리는 30분이나마 늦게 도착해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헬기를 뜨는 시간을 늦추면 너무 위험한 시간대에 도착을 하게 돼 그렇게 된 것이다."

- 원하는 상임위는.

“정무위를 지원했다. 정무위를 지원하는 이유는 제가 그 전에 했던 일들과 상당히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정무위가 워낙 다양한 일들을 하니깐 제가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다.”

- 좋아하는 연예인은.

“강호동과 유재석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자기를 희생해서 남을 웃길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도 보기 좋기 때문이다.”

- 체조선수가 아직도 꿈인가.

“운동을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굉장히 힘이 든다. 잘못하면 야단맞고 넘어져서 다치고 특히 체조같은 경우는 평균대에서 떨어지고, 내가 못하면 팀에 누가 돼 잘해야 된다는 강박관념도 많았다. 체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기 때문에 지금까지 체조를 했다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다.”

- 어떻게 그만 뒀나.

“운동을 하다가 중간에 굉장히 아팠던 적이 있다. 그래서 학교를 한 두 달 정도 못갔다. 그 기간 동안에도 조금씩 운동을 했지만 키가 많이 커 버렸다. 체조에서 키가 작아야지 민첩하게 보이는데 키가 크면 회전할 때 느리게 보이고 둔탁하게 보인다. 그런 지적과 함께 그 당시 학교 체육팀 육성이 약화돼 자연스럽게 그만두게 됐다.”

- 끝으로 북경 올림픽 선수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여러분들의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뛰시는 분들이다. 그 자체만으로 굉장히 자랑스럽다. 온 국민이 기를 모아 힘이 여러분들께 힘이 돼 드리겠다. 거침없이 파이팅 해 달라."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