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베트남 출장 마치고 귀국…추가 투자 여부에 말 아껴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 '신경영' 담긴 '새해 메시지'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박 10일간의 동남아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기대를 모았던 신년 화두나 추가 투자 계획 등에 대한 발언은 없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12시30분쯤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에게 "연말 마지막날까지 수고가 많다. 새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스마트폰, 배터리, 가전 등 핵심 사업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난 21일 주요 경영진을 이끌고 2년 만에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 이 회장은 한·베트남 수교 30주년(12월 22일)에 즈음해 다음날인 23일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대지면적 1만1603㎡, 연면적 7만9511㎡)로, 앞으로 2200여명의 연구원들이 이곳에 상주하며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준공식에서 “베트남 삼성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로 건설된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 ▲무선 통신보안 분야 등에 특화해 전문성을 제고해나갈 계획이다.
이 회장은 삼성R&D 센터 준공식을 전후로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 후,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그는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친 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을 방문해 삼성 SDI 말레이시아 법인를 비롯해 동남아 주요 거점들을 살핀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연말연초 누가 보다 숨가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사업장을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오지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바라카 원전 방문에 앞서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중동 지역 법인장들을 만나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새해에도 대내외 위기를 타개하고 신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 공동 주최로 내달 2일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자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에도 그룹 주요 총수들과 참석해 글로벌 비즈니스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전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