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남중국해 충돌 대비 요충지…이번주 美국방장관 比방문때 발표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위해 필리핀에서 군사기지 사용권한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무부와 필리핀 국방 당국자는 30일(현지시간) 미국과 필리핀이 역내 안보 위협 증가에 대응해 미군이 사용할 군사기지를 필리핀이 추가로 제공하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한국 방문을 마치고 이번 주 필리핀을 방문해 발표할 수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WP는 특히 필리핀이 본섬인 루손섬 북부에 있는 두 곳의 군기지 접근권한을 미국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2014년 필리핀과 체결한 국방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4곳의 공군기지와 1곳의 육군기지에 병력을 순환배치할 수 있지만 루손섬보다 북부에는 아직 사용할 기지가 없다고 WP는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고리 폴링 동남아시아 프로그램국장은 기지사용 합의에 대해 "대만이나 남중국해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필리핀이 미국과 동맹을 현대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현대화된 동맹에서는 필리핀에도 의무가 있음을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루손섬 두 곳 이외에 다른 기지사용 합의도 사실상 이뤄졌고, 양국 국방장관이 만나서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자는 인도태평양의 동맹과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달 초 에두아르도 아노 필리핀 내무장관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대중국 안보위협이 커지면서 미국과 안보협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도서영유권 문제를 두고 중국과 오랜 기간 갈등을 겪어왔다.
필리핀은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친중 행보를 강화하면서 미국과의 군사 훈련 규모를 축소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