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트, 작년 560만 달러 스마트팜 수출 쾌거
남동발전, 3단계 성장사다리사업 체계적 지원
브랜드파워 바탕으로 해외바이어 네트워크 구축
올해부터는 화공플랜트로 사업 분야 확장 계획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스마트 플랜트 정보기술 기업인 ㈜포미트의 활약상이 대단하다. 2016년 쿠웨이트 현지에 스마트팜 사업부를 신설하고 2021년 172만 달러, 2022년 560만 달러 스마트팜 수출을 달성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 기간인 지난 1월 16일에는 국내 스마트팜 7개사와 함께 한-UAE 스마트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UAE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타 지역에도 스마트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포미트가 스마트팜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데는 한국남동발전의 맞춤형 지원이 있었다는 건 양사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다. 2004년 AR·VR 분야를 주력으로 회사를 설립했지만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에 맞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이를 주력사업으로 안정화하기까지 ㈜포미트 혼자만의 노력으론 무리가 있었다.
남동발전은 이런 ㈜포미트에 성장사다리 사업을 통해 맞춤형 지원을 해나갔다. 이 회사는 남동발전의 구조혁신지원, ESG지원사업, 연계지원 등 체계적인 지원의 도움을 받아 메타버스, 디지털트윈, 스마트팜 등으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해나갔다. 최근 쿠웨이트, UAE 등의 수출 성과는 이러한 성장의 결과물로서 대외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남동발전이 발전분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제품의 우수한 품질은 보유하고 있으나 브랜드파워가 약해 독자적 수출이 어려운 기업들이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남동발전은 미래를 내다보고 일찍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준비를 이행했다. 2012년 발전분야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을 지원하는 특수목적법인 ‘G-TOPS(Global Trade Of Power System)’를 설립했는데, 기업 수출 지원을 위한 법인 설립은 국내 발전사 중 최초 사례였다. G-TOPS 설립자본금 10억원은 남동발전이 2억9000만원, 발전분야 핵심 중소기업 13개사로 구성된 지주회사 명품글로벌홀딩스가 7억1000만원을 각각 출자해 마련했다.
G-TOPS는 국내 발전분야 중소기업이 보유한 우수한 기자재의 수출 대행을 맡는 방식으로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전력기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300개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터빈 블레이드, 펌프, 밸브, 모터, 변압기, 계전기 등 기계, 전기, 제어 분야의 기자재가 주요생산품이다.
G-TOPS는 현재까지 2800건에 이르는 중동과 동남아 해외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으며 중소기업 발전기자재 누적수출 1800만 달러(200억원)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또한 해외 미개척 플랜트에 중소기업제품을 시범 설치할 수 있도록 유도해 이들 제품의 수출 촉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지금까지 주로 해외 발전사들을 대상으로 발전플랜트 분야에서 영업을 많이 해왔다”며 “올해부터는 화공플랜트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립 첫해 매출액 1억7000만원에서 출발한 G-TOPS는 2022년 매출액 84억원을 달성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G-TOPS 설립 후 만들어진 유사한 형태의 중기 수출지원 기업들이 일부 청산 또는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3단계 단계별 성장사다리 사업 발전사 최초 운영
한국남동발전이 국내 발전분야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공략을 지원하기 위해 발전사 최초 3단계에 걸친 성장사다리 사업을 운영 중인 점도 돋보인다. 초보기업을 유망기업으로, 유망기업을 강소기업으로, 강소기업을 글로벌기업으로 육성하는 시스템이다.
1단계 사업인 KOEN Core Corporation-100(KCC-100)은 매출 70억원 미만 초보기업을 유망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남동발전은 생산설비 확장, 컨설팅 등을 통해 이들 기업을 지원하며, 이 사업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100개사를 발굴하고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단계 사업인 KOEN Local Champion-50(KLC-50)은 좀 더 높은 수준의 목표를 잡았다. 이 사업은 매출 150억원 미만 유망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남동발전은 대상기업들의 수출모델 개발, 마케팅 등 인프라 구축을 도와 중장기적으로 50개사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수립했다.
3단계 사업인 KOEN World Class-30(KWC-30)은 수출 50만 달러 이상 강소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남동발전은 이들 기업이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여 글로벌 경영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30개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한다.
남동발전은 중소기업에 ‘수출 원스톱 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KOTRA와 협업하여 중소기업의 해외지사 역할을 대행하는 방식으로 ‘수출 목표 국가’를 선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해외영업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곤란한 수출초보기업에는 ‘수출 컨설팅’을 지원한다.
또한 국내외 전력산업 관련 전문전시회에 중소기업 제품 전시와 출품을 지원하고, KOTRA 등 해외진출 전문기관과 협력해 중소기업과 ‘해외 동반진출’에 나선다. 나아가 중소기업 우수제품을 해외 플랜트에 시범설치하고 성능을 입증하는 등 ‘제품 실증’도 돕는다.
남동발전은 이러한 수출지원 플랫폼을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수출을 촉진해 미래 해외진출 선도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모범적인 성과 모델로 확보함으로써 발전운영 뿐만 아니라 국내 우수한 발전 기술력을 해외시장에 적극 알리는 역할도 해내고 있다.
남동발전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도 수출 인프라의 한계로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온 만큼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 공기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G-TOPS 사업 등에 대해 정밀한 성과 분석 및 개선사항 도출로 지속가능한 수출모델을 개발해 대한민국 에너지 르네상스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강호선 한국남동발전 동반상생처장
Q. 국내 발전분야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는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하고 있고, 국내 전력요금 및 열 판매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고효율 기자재에 대해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어 발전분야 중소기업의 고효율 기자재의 해외 수출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5대 에너지 신산업(수소, 해상풍력, CCUS, 고효율기자재, 스토리지)을 성장동력화하는 에너지 르네상승 정책과도 연관된 분야다”
Q. 중소기업들은 독자적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은데
“중소기업들은 규모가 작고 브랜드파워가 약하다보니 해외 바이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일반 소비재와 달리 발전 분야의 해외 바이어는 한정돼 있어 바이어를 만나기도 어렵고, 만나더라도 해외 판매 실적이 부재한 중소기업 제품에 대해 신뢰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
“중소기업 제품 성능에 대한 신뢰 부족에서 나오는 어려움도 있다. 발전설비 특성상 한가지 부품이라도 고장나면 전체 발전설비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해외 바이어는 사용해보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발전소 현장에 적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Q.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나
“남동발전은 자체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출자회사인 G-TOPS를 통해 해외 바이어 약 50개사와 밀접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미개척 플랜트에 중소기업 제품을 시범설치하는 수출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시범설치를 통해 성능을 입증하면 수출을 활성화할 수 있다. 시범설치에 필요한 비용은 남동발전이 75%까지 지원하고 있다”
“G-TOPS의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흑자이지만 중소기업을 지원하려고 만든 회사이기 때문에 이익이 많이 나면 안 된다. 이익이 중소기업에 대부분 돌아가야 한다. G-TOPS는 자체 이익을 내려는 것이 아닌 지원사업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Q. G-TOPS 지원을 입고 중소기업이 달성한 성과가 있다면
“국내 중소기업인 아이스메카텍을 들 수 있겠다. 아이스메카텍은 발전소 화재감지설비를 해외발전소에 맞춤 적용하고, 성능을 입증함으로써 최근 5년간 이 기업이 28억원의 수출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G-TOPS는 국내 기업인 네오피스의 나이지리아와 계전기 독점판매권을 확보해 수출을 대행하고 있다. 나아가 향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국내 기업의 벨브에 대한 단가계약과 함께 우호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