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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만든 '집'은 어떨까? 가전 명가의 이색 활로 눈길


입력 2023.03.15 06:00 수정 2023.03.15 12:35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미니 별장 형태의 'LG 스마트코티지' 선봬..."집을 파는 것"

전통 가전 입지 다지는 한편 수익 다각화 위한 시범 사업

"수요 증가 추세 따른 시도, 시장 반응 따라 공식 사업화"

LG전자가 공간·가전·서비스를 융합해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주거공간 'LG 스마트코티지' 내부 전경.ⓒLG전자


LG전자가 세탁기·TV 등 전통 가전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수익 다각화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빈집 재생 스타트업과 협업해 LG가전 체험이 가능한 숙소를 조성하는 한편, 미니 별장 형태의 조립식 주택을 선보이는 등 신시장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LG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충북 진천에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 형태의 소형 모듈러 주택 'LG 스마트코티지'를 운영 중에 있다. 이는 공간·가전·서비스를 융합해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주거공간 형태로 이달 말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쉽게 말해 LG전자가 내놓은 주택 제품인 셈이다. 약 9.5평의 복층 원룸 구조로 지어진 시제품은 거실과 주방이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침실 및 화장실과 파우더룸을 별도로 갖췄다. 지붕에는 4킬로와트(kW)급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집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일부를 자체 생산해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특히 눈길을 잡아 끄는 부분은 체험이 아니라, 사람이 일정 기간 거주하면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작지만 온전한 하나의 집처럼 구성했다는 점이다. 내부에는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컴팩트, 식기세척기, 인덕션 전기레인지, 정수기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이 탑재된 프리미엄 가전을 갖췄다.


이같은 스마트코티지의 타겟은 일하면서 휴가를 즐기는 워케이션(Workation, Work+Vacation)이나 5일은 도시, 2일은 농촌에서 거주하는 5도2촌을 추구하는 고객이다. 별장 개념의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고객 수요 증가 추세에 맞춰 내놓은 시범 사업이다.


시장 반응에 따라 LG전자는 이같은 사업을 본격화 할 것인지 해당 여부를 판가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사업이 공식화되면 스마트코티지의 청소나 관리 등 전반 운영 서비스를 위해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스타트업과도 협업해 지역 경제 낙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LG전자는 기존 주력 사업 강화와 동시에 신시장 발굴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마케팅에서도 '고객 경험'을 강조하며 전반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제품의 성능·디자인·가격으로 승부를 봤던 이전과 달리 체험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가 주 구매층으로 급부상하면서 기존 마케팅 정책에 변화가 필요해진 탓으로 읽히고 있다.


아울러 LG전자는 현재 제주 빈집 재생 스타트업과 손잡고 제주 각지의 빈 집을 리모델링한 스테이(stay, 숙소)에 LG 생활가전만의 가치와 편리함을 경험하는 어나더 하우스(Another House)도 선보이고 있다.


어나더 하우스는 버려진 빈 집을 되살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LG전자의 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고객에게 LG 프리미엄 가전과 함께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벤트 종료 후에는 상설 운영으로 전환되며, 어나더 하우스 숙박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해당 공간 안에서 LG전자 프리미엄 가전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해당 체험으로 인한 LG전자의 수익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LG전자는 고객 경험 확대와 자사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꾀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엔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미래 지향적 사업 구조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기존 사업모델 및 사업방식 변화를 통해 성장과 수익의 한계를 돌파하고, 기업가치 잠재력이 높은 영역에서 신사업을 적극 육성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를 기점으로 호황을 누렸던 가전업계의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고 트렌디한 경험을 제공하며 잠재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전자 사업에서 모바일을 철수하는 대신 전장으로 LG가 히트를 친 것처럼 제2의 전자 사업을 모색해보려는 시도로 읽힌다"고 전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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