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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정진상과 의형제? 나이 50에 쉽나?…유동규에 호의로 1억"


입력 2023.04.21 08:48 수정 2023.04.21 09:05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불법 정치자금 수수' 김용 공판서 김만배 증인신문

"정진상, 딱딱한 사람…나한테 '형'이라고 한 적 없어" 친분 부인

"2021년 유동규에 지급한 5억, 천화동인 배당금 아냐"

"현금 1억, 유동규 사업 준비하라고 준 것…4억은 화해 제스처로 남욱에 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2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 비리 과정에서 '의형제 결의'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나이가 50살 가까이 돼 의형제를 맺는 게 쉬운가"라며 부인했다. 아울러 2021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넨 5억 원 중 현금 1억 원에 대해선 어디까지나 호의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공판 증인신문에서 김 씨는 "그런(의형제) 이야기는 수사 과정에서 처음 들었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씨는 2014년 6월 하순 의형제를 맺었다. 당시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재선된 직후로, 김 씨가 이를 계기로 이 대표 측과 유착해 대장동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청탁했다는 것이 검찰이 규명한 유착 구도다.


하지만 김 씨는 "정진상 실장은 딱딱한 사람이라 나에게 형이란 소리를 안 했던 것 같다"며 "나이가 50살 가까이 돼서 의형제를 맺는 게 쉽나.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2021년 1월31일 유 씨에게 지급한 5억원이 유씨와 정진상·김용씨가 받기로 했다는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428억원) 일부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는 "오늘 처음 이야기하는데 1억 원은 공무원을 그만두고 사업 준비를 하는 유동규에게 호의로 줬다"며 "4억 원은 갈등과 법률적 시비가 싫어서 화해의 제스처로 남욱에게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서 김 씨 스스로 말한 점과 배치된다.


김씨는 돈을 준 이튿날 정영학 씨와 통화에서 "'네(유동규) 돈 네가 가져가는 거 형이 뭐라 그러냐. (중략) 너 이거 걸리면 4명은 다 죽어' 내가 (유동규에게) 그랬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공판에서 이 4명을 '정영학·남욱·김만배·유동규'로 지목했다. 그러나 유씨는 정영학, 남욱 씨 대신 정진상, 김용 씨를 넣어 4명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이 이 4명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정영학 씨의 법정 진술을 들이밀며 김용 씨가 포함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자 김씨는 "김용은 포함된 적이 없고, 당시 공통비 싸움을 할 때 내가 허언을 너무 구체적으로 하면서 이를 믿게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이 대화가 나온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검찰은 대장동 지분과 관련, 2021년 2월22일 정영학씨와 통화에서 '내 지분은 원래는 25%인데 걔네가 가지고 있는 게 49%의 반, 24.5%'라고 말한 부분 중 '걔네'가 누구인지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검찰은 정진상·김용·유동규라고 보고 있다.


김씨가 "유동규"라고 하자 검찰은 '걔네'가 복수형이라고 지적했고, 이에 김씨는 "복수와 단수를 잘 가리지 않는다"며 말을 흐렸다.


김씨는 그러면서도 이 말 자체도 허언이라고 했다. 검찰이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누구냐고 묻자 "김만배"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에 "관련 진술 앞뒤가 너무 안 맞는 걸 본인도 느끼지 않느냐"며 "자꾸 뭘 만들어내지 말고 본인 혐의가 있기에 증언이 어려우면 증언을 거부하라"고 지적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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